"탄핵당할래, 당당해질래"…방심위, '문자발송' 사이트 삭제한다

통신소위 열어 긴급안건 심의…방통위 행정명령도 예고

(윤석열 탄핵촉구 문자행동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대한민국은 유례없는 역사적 순간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의원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민심을 외면하고 윤석열과 함께 탄핵당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지금이라도 탄핵소추안에 찬성해 역사 앞에 당당해지시겠습니까. 국민이 의원님의 선택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처럼 여당 의원들에게 탄핵을 촉구하는 문자를 보낼 수 있는 홈페이지의 즉시 삭제(시정요구)를 의결했다.

방심위 통신심의소위원회는 5일 오후 5시15분쯤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에서 접수한 민원을 긴급안건으로 올려 이같이 결정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만든 '윤석열 탄핵 촉구 문자행동'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국민의힘 의원 108명의 명단이 뜬다.

여기에서 의원 이름을 누르면 자동으로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낼 수 있는 창으로 넘어간다. 전송 버튼만 누르면 별도로 내용을 넣지 않아도 바로 문자가 전송된다.

실제로 여당 의원들은 '문자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고, 국민의힘은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한 상태다.

류희림 위원장은 이와 관련 "탄핵은 기본적으로 헌법상 비밀투표"라면서 "의원 개인이 정치적 판단을 바탕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문자는 탄핵소추안에 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의 일종의 의원들의 자유로운 정치적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강경필 위원도 "적절, 부적절의 문제가 아니라 위법, 불법의 문제"라며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가 이런 방식으로 퍼지고, 자동으로 문자가 전송되게 한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수 통신소위원장은 "공무상 행위를 압박하는 형태뿐만 아니라, 개인정보를 유출해 다른 방법으로 악용될 수 있는 문제도 있다"면서 "즉시 삭제를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들 위원들은 특히 탄핵소추안 표결이 7일 오후 7시로 예정돼 있는 만큼, 해당 홈페이지를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삭제해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모았다. 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통상 삭제 요청은 근무일 기준 20일 이내에 이행하도록 한다.

김 소위원장은 "최대한 빨리 조치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이행되지 않으면 방송통신위원회 행정명령을 집행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flyhighr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