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경험은 오히려 자산"…사내 벤처 키워 신사업 찾는 LG U+
직원 유망 아이디어, 스타트업으로 육성…벤처8곳, 100억원 유치
"창업 경험이 본업과 시너지…소비자 페인 포인트 반영 서비스"
- 윤주영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회사를 떠난 벤처들이 실패해서 돌아와도 괜찮다. 이들이 보고 들은 시장 상황, 소비자 행태 등이 LG유플러스(032640)의 자양분이 된다"
미래 먹거리로 각종 신사업에 도전하는 통신업계 중 LG유플러스는 '사내 벤처' 제도를 운용한다. 창의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한 직원들은 사내 벤처를 스타트업처럼 키운다.
26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제도를 통해 8개 벤처 기업이 분사에 성공했다. 이들은 도합 약 100억 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 중 LG유플러스 직접 투자는 20%고 나머지는 외부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받았다.
사내 벤처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주관하에 2021년부터 정례 운영되기 시작했다. 당장 돈이 되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신규 사업 발굴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도입했다.
유망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이 사내 벤처팀이 꾸린 뒤 6개월간 시장성을 검증, 비즈니스 모델을 고도화한다. 회사는 서비스 제작, 고객 검증 등에 필요한 연구개발(R&D) 비용 1억 2000만 원과 전문 액셀러레이터 매칭 등을 지원한다.
이후 경영진 최종 평가를 거친 팀은 분사를 결정하거나 회사 내부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벤처팀은 2~3명이 불모지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마디로 스타트업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물류 관리(디버)부터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케미컴퍼니)까지 분사 기업의 업종도 천차만별이다. 지역 정비소와 부품 공급사를 연결해 차량 유지가 힘든 외제차 오너를 돕는다는 구상의 '카썹'도 내부 평가를 받고 있다.
본사와의 시너지를 내는 벤처들도 있다. 비대면 놀이 플랫폼 '플레이몽키'는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의 콘텐츠를 키즈 고객에 중개하는 업무협력(MOU)을 맺었다.
회사는 벤처가 실패에 구애받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2년 내로 본사로 복귀할 수 있는 옵션도 열어두었다. 이들이 경험한 소비자 니즈, 다양한 시장 상황 등이 본업에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회사는 소비자 설문을 거쳐 AI 비서 '익시오'의 주요 기능 '보이스피싱 탐지'를 개발했다. 벤처 팀의 경험은 소비자 페인 포인트를 반영한 서비스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됐고 실제 설문에도 반영됐다.
사측은 "앞으로도 임직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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