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달착륙선 성공 열쇠는 감속·자율항법…지상 실증해야"

"GPS 안 되는 우주, 착륙선 컴퓨터로 목적지 찾고 동력하강해야"
"이원 추진제·항법 컴퓨터 실증 필요…달 모사 착륙 실험환경"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시설에서 한 기자가 20일 달 탐사선 슬림의 착륙 시뮬레이션 VR 영상을 보고 있다. 2023.1.20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세계적 사례를 보면 달 착륙은 주로 착륙선이 달 궤도 이탈 후 달을 향해 동력 하강하는 시점에서 많이 실패한다. 안정적 연착륙에 필요한 감속 및 자세제어, 자율 항법 기술을 개발하겠다"

12일 류동영 우주항공청 달착륙선프로그램장은 한국 달 착륙선 사업의 주요 과제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한국이 2032년 우리 기술로 만든 달 착륙선을 차세대 발사체에 실어 달로 보낸다. 우주청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이런 내용으로 2033년 말까지 달 탐사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류 프로그램장에 따르면 사업 선행 단계서는 연착륙 핵심 기술이 개발된다. 착륙선은 인간 보조를 받지 않고 스스로 임무 지점에 진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감속 및 자세제어 기술이 필요하다. 이스라엘 착륙선 '베레시트',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비크람' 등이 달에 충돌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하강 중 감속은 생각보다 난도가 높다.

감속은 기본적으로 연료와 산화제를 별도 보관 후 필요할 때마다 섞어 역추진 추력을 내는 이원 추진계 방식으로 구현한다.

착륙선이 넘어지지 않게 자세를 제어하는 것도 중요하다. 착륙선이 넘어지면 통신장비 및 로버의 사출, 태양광 발전 등에서 문제가 생겨 임무를 지속할 수 없게 된다.

류 프로그램장은 "이원 추진제가 실시간 줄어듦에 따라 발생하는 무게중심 변화를 고려한 자세제어 알고리즘이 필요하다"며 "추진계 연료의 경우 다양한 선택지가 있을 수 있는데 장기적 우주탐사 관점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확한 임무 지점을 찾으려면 별도의 항법 컴퓨터 및 자율 항법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항법 컴퓨터는 저장된 달 지형 정보와 항법 카메라의 시각 정보를 비교하며 착륙 지점을 찾는다.

류 프로그램장은 "달은 지구와 달리 위성 항법 시스템(GPS) 기반 위치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컴퓨터 연산에 기댈 수 밖에 없다"며 "시각정보에 더해 관성장치 및 고도계의 정보가 연산에 쓰인다"고 설명했다.

착륙지 상공에 도달하면 빛 기반 거리 탐지 '라이다', 레이다, 레이저 고도계 등을 써가며 착륙 시퀀스에 들어간다. 고도 측정에 더해 경사지, 웅덩이, 바위 등 위험 지형을 파악하는 기능도 필요하다.

새로 구현할 기술이 많기 때문에 이번 사업에는 지상에서의 실증도 담겼다. 분화구 등 착륙 환경을 모사한 실험 시설, 컴퓨터 가상 시험환경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항법 컴퓨터, 역추진 엔진 시스템 등을 단위별로 시험하고 2029년쯤에는 프로토타입의 체계종합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 착륙선의 달에서의 임무 기간은 약 14일로 예정됐다. 임무가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으나 우주청은 과학기술 수요를 고려해 착륙선에 들어갈 탑재체 및 착륙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