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계좌가 불법 도박에"…LGU+ '익시오'에는 안 통한다
서버 연결 없이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전면 도입
키워드 중심 보이스피싱 위험 감지…향후 sLLM 도입 고민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본인 명의로 개설된 불법 계좌가 온라인 불법 도박에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어요."
자신을 강남경찰서 수사관이라고 소개한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이같이 말했다. 곧이어 화면에 보이스피싱 위험 알림 문구가 떴다. 문구 아래에는 '통화 종료 및 차단' 버튼이 표시됐다. LG유플러스(032640)의 인공지능(AI) 통화 비서 '익시오'가 보이스피싱 위험을 알린 것이다.
LG유플러스는 7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간담회를 열고 '익시오' 정식 출시를 알렸다. 익시오는 LG유플러스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AI 통화 서비스다. 간담회장 한쪽에는 기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익시오는 수개월간 검증을 거쳤다. 애초 익시오는 '통화 녹음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으나 직접 경험해본 익시오의 강점은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과 '온디바이스(장치탑재) AI'라는 점이었다.
실시간 대화 내용을 감지해 보이스피싱 위험을 알리는 기술은 사이버 범죄에 취약한 고령층에게 유용해 보였다.
익시오는 전화번호부에 등록되지 않은 번호로 전화가 올 경우 번호 옆에 '스팸 경고'라는 문구로 1차 알림을 준다.
이후 통화에서 '누군가 명의를 도용해 불법 계좌가 개설됐고, 해당 계좌가 온라인 도박에 활용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나오면 재차 보이스피싱이라고 알린다. '불법 개설 계좌', '온라인 불법 도박', '경찰' 등의 단어를 인식해 사용자 피해를 막는 것이다.
익시오는 미리 입력된 키워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대화의 위험성을 평가한다. 특정 키워드의 빈도를 측정해 의심 수준을 점수로 매긴다. 유플러스는 한 달에 한 번 경찰청에서 보이스피싱 키워드를 받아 익시오 학습에 활용한다.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작동하는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은 거대언어모델(LLM)이 아닌 경량화된 언어 모델에 기반한다. 자연어 맥락 이해가 아닌 키워드 인지를 중심으로 작동하다 보니 입력되지 않은 키워드가 나오면 놓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량화 거대언어모델(sLLM) 도입을 고민 중이다. sLLM은 LLM과 비교해 가볍게 구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익시오 기능 대부분은 인터넷 서버 연결 없이 작동한다. 기능은 크게 △통화 녹음·요약 및 AI 제안 △보이는 전화(통화 내용 자막 송출) △AI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4가지다. 이 중 통화 요약과 AI 제안을 제외한 모든 서비스는 기기 내에서 이루어진다.
온디바이스 AI는 장치 안에서만 작동하기에 클라우드 기반 기술보다 보안 수준이 높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일정 제안과 통화 요약은 자체 개발 LLM인 '엑사원'과 구글 제미나이로 지원하고 있고, 나머지 기능은 모두 온디바이스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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