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이번엔 집게손가락 논란'…젠더갈등에 이념논쟁까지
'퐁퐁남'으로 여성 불매 시작…'집게손가락'에 남성 유저도 반발
과도한 검열은 플랫폼 경쟁력 위축…"사회적 합의 찾아나가야"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네이버웹툰이 최근 여성 이용자들의 불매 운동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최근에는 네이버웹툰 인스타그램에 집게손가락을 한 일러스트로 남성 이용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남녀 갈등뿐만 아니라 여러 이념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네이버웹툰은 작품 수정과 사과를 거듭하고 있다. 검열 목소리가 높아질수록 웹툰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네이버웹툰의 '웹툰프렌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한 일러스트가 '집게손가락' 모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다.
어느샌가 엄지와 검지를 집게 모양으로 만든 손가락이 남성의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졌다.
집게손가락 모양은 '작다'는 것을 표현할 때 일상적으로 써왔지만 유통업계, 게임업계가 집게손가락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수정을 하고 사과문을 올리면서 '남혐'(남자혐오)의 상징으로 굳어졌다.
현재 네이버웹툰은 '퐁퐁남' 때문에 여성 유저들이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베스트도전에 올라온 '이세계 퐁퐁남'이 공모전 1차 심사를 통과해 비판을 받았다.
퐁퐁남은 연애 경험이 많은 여성과 결혼한 경제력있고 순진한 남성을 조롱하는 신조어다.
논란이 거세지자 작가 '퐁퐁'은 "'퐁퐁남'과 '설거지론'은 2000년대 초에도 사용된 주식용어로 여성혐오를 옹호하지 않는다"고 입장문을 올렸다.
이념적인 문제도 불거졌다. 인기 웹소설 '전지적 독자 시점'을 웹툰 버전으로 연재하면서 제작사 측이 한강 작가를 대사에서 삭제한 것이다.
원작의 "무라카미 하루키라든가, 레이먼드 카버라든가, 한강이라든가"라는 대사는 웹툰에서 "한강이라든가" 부분이 삭제된 채 올라왔다.
이후 웹툰 제작사 레드아이스 스튜디오 측은 대사를 다시 수정하면서 "4년 전 연재 당시 대사들을 간략하게 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들이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에 과도한 검열을 요구하면 결국 플랫폼의 경쟁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자율 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웹툰은 '집게손가락'도 '퐁퐁남'도 특정 집단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명확하게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은 작품을 소개하고 새로운 작품을 발굴해서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것"이라면서 "창작의 자유를 존중하고 작가들의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할 때 산업은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특정 플랫폼이 '이건 맞다, 아니다'를 검열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면서 "네이버웹툰이 논란에 모두 대응하는 것도 산업의 성장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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