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에서 AI 만들어낸 존 홉필드·제프리 힌턴 '노벨 물리학상'

물리 연구 아이디어 '인공신경망'으로 이어져

'2024 노벨 물리학상'은 미국 과학자 존 홉필드(91·사진에서 화면 왼쪽)와 영국계 캐나다인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 제프리 힌턴(76·오른쪽)에게 돌아갔다. 8일(현지시간)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두 사람의 '2024 노벨 물리학상' 수상을 발표하고 있다. 2024.10.08.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통계물리학 이론에서 현대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의 기초를 다진 연구자들이 2024년 노벨 물리학상에 선정됐다.

8일(현지 시각) 스웨덴 왕립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는 미국 과학자 존 홉필드(91)와 영국계 캐나다인인 컴퓨터 과학자이자 인지심리학자 제프리 힌턴(76)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두 사람이 인공 신경망으로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을 가능하게 하는 발견과 발명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수상 이유를 들었다.

홉필드 교수는 입자의 특성 중 하나인 스핀이 이웃한 원자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에 착안해 홉필드 네트워크를 구상했다.

홉필드가 제안한 '홉필드 네트워크'는 단순히 말하면 패턴을 효율적으로 기억하고 다루는 방법이다. 다양한 방식의 패턴을 기억하고 새로운 데이터가 나타났을 때 기존의 학습된 기억을 바탕으로 어떤 패턴에 가까운지 추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는 현재 생성형 AI 시대를 열어낸 인공신경망 기술의 토대가 됐다.

물리학 연구자에게서 나온 홉필드 네트워크는 통계물리학을 만나 한 번 더 진전한다.

통계물리는 개별적인 입자 분석으로는 어려운 대규모 입자가 모인 상태를 통계적 방법으로 분석하는 분야다. 물 한 컵에 있는 개별 물 분자의 움직임 분석은 어렵지만 물 한 컵의 상태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는 신경망과 같은 복잡한 네트워크 분석에도 쓰인다. 홉필드는 패턴을 다룰 때 물리학의 에너지 개념을 도입했다. 이후 통계물리에서 에너지가 낮을수록 관찰 확률이 높아지는 볼츠만 분포를 가정했다

이후 제프리 힌턴은 홉필드의 네트워크를 학습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현대 생성형 AI의 토대를 쌓았다.

조정효 서울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힌턴 교수는 머신 러닝의 한 부분인 생성 모형의 알고리즘에 기여했다"며 "아울러 힌턴 교수가 개발한 역전파 알고리즘은 머신 러닝의 한 분야인 분류 모형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홉필드 교수와 힌턴 교수가 인공신경망 연구에 기여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다. 이때는 컴퓨터의 연산 능력 등 관계 기술이 부족해 신경망 학습이 실용 수준으로 넘어오기는 어려웠다. 힌턴 교수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인공신경망 연구를 이어왔다. 그의 연구는 2010년대 연산 성능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이 발전에 힘입어 딥러닝에서 생성형 AI까지 이르는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 겸 네이버(035420) 퓨처AI 센터장은 "홉필드 네트웍과 볼츠만 머신이 인공신경망 초기 모델로 오늘날 딥러닝을 있게 한 기술"이라며 "물리적 현상이 기반이라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 가능했던것 같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