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끝나면 나몰라라…'통제 불능' 해외플랫폼[기자의눈]

해외 플랫폼, 세금 회피·망 무임승차·인앱결제 갑질 등 지적받아
플랫폼법은 결국 국내 플랫폼 기업만 옥죌 것이란 우려 커져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방송통신사무소·시청자미디어재단·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올해 국회의원들은 작정한 듯 해외 플랫폼 기업을 국정감사에 불러세웠다. '플랫폼 경쟁촉진법'(플랫폼법) 추진 당시 해외 플랫폼 기업은 규제하지 못하면서 국내 플랫폼만 때린다는 여론을 의식한 조치다.

국회는 인공지능(AI)법, 플랫폼법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 영향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이 시장을 독점하는 현상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AI 기술의 남용을 막을 장치도 필요하다.

법이 제대로 적용되려면 사각지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대상은 해외 플랫폼이다. 해외 플랫폼을 규제할 수 있는 정부 기관의 장악력도 필요하다. 국내 검색 시장, 동영상, 음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해외 플랫폼 영향력은 막대하다.

이들이 사각지대에 놓이면 법을 제정한 의미가 사라진다.

이를 의식한 국회 맹공에도 해외 플랫폼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국감에 불려 온 한국 법인 대표들은 "글로벌 규정을 지키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할 뿐이다.

지적받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번 국감에서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은 세금 회피, 망 무임승차, 인앱결제(자사 결제 시스템 사용) 갑질 등의 문제를 지적받았다.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의 경우 지난해 국감이 끝나자마자 지적받은 문제의 해결 방안을 들고나왔다. 이들은 스타트업과 상생 시스템을 만들어 갔고, 카카오는 문어발 확장을 멈추고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그동안 국회는 말 잘 듣는 국내 플랫폼만 때리다가 해외 플랫폼을 상대하며 쉽지 않음을 느낄 거다. 국내 플랫폼 기업에는 법 해석의 유연성도 용납하지 않던 국회의원들은 "글로벌 규정에 따랐다"는 해외 플랫폼 기업 말엔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국감 이후 해외 플랫폼 기업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아무런 변화도 없다면 플랫폼법은 결국 국내 플랫폼 기업만 옥죄는 법이 될 거란 우려가 증명될 것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