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키즈폰에 민망한 음란문자…"아이들에겐 새 번호 주자"
유아 안전 통신 환경 위한 '키즈폰'에 로맨스 스캠성 문자
국외발 스팸 문자도 220만 건…"재발방지 대책 마련해야"
- 박소은 기자, 윤주영 기자, 김민재 기자, 신은빈 기자
(서울·세종=뉴스1) 박소은 윤주영 김민재 신은빈 기자 = 아이들의 안전한 통신 환경을 위해 출시한 키즈폰에 음란·도박 문자가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8일 나왔다. 통신 3사가 키즈폰에 사용 이력이 없는 번호를 우선 배정하는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키즈폰으로 온 음란성 문자에 폭발한 부모님들의 하소연이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사례에 따르면 키즈폰에 "10월 1일 휴가 때 한국 서울로 여행을 가고 싶어서 연락드리려고 했는데 연락처가 없네요"라는 로맨스 스캠성 문자가 전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아이 동선을 파악하기 위해 사준 키즈폰에 "인공지능 AI의 시대 분석 프로그램 출시 3만 원으로 무료 체험 신청" 등 투자를 유도하는 문자나, 통장 압류 예정이라는 스팸성 문자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임봉호 SKT 커스터머 사업부장을 대상으로 "키즈폰은 부모가 자녀 위치를 추적하고 안전한 통신환경 조성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사용된 적이 있는 번호가 부여되면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며 "키즈폰에 세심한 안전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신 3사의 미사용 번호 현황을 보니 아직 (숫자가) 좀 있다. 사용된 적이 없는 번호 약 18만 개를 보유하고 있다"며 "안그래도 저출산 시대에 아이가 얼마나 귀하냐. 이런 미사용 번호를 우선해서 배정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 사업부장은 "SKT 기준으로 사용하지 않은, 이력이 없는 번호는 5만 개 정도가 있다"며 "의원님 취지에 적극 공감한다"고 답했다.
과방위에서는 스팸 문자에 대한 우려가 누차 거론된 바 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7일) 방송통신위원회를 대상으로 한 국감 중 조성은 방통위 사무처장을 대상으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을 통해 분석해 보니 상반기 최대 신고 10건이 모두 투자 유도다. 오늘 아침에 저도 받았다. 상한가를 알려준다고 한다"며 "최대 신고 (유형) 20건 총합 스팸이 220만 건 된다고 한다. 이 건에 대해 방송통신사무소가 단 한 건도 행정처분 못했다고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사기 업체들이 떴다방처럼 문제가 되면 폐업하고 다시 바꿔서 또 운영한다"며 "민생이랑도 연결되는 문제다. 스팸은 속아서 많은 재산상 피해를 보고 있고 정신적 피해도 있다"며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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