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우리 몸에 칩을 심는다고?[미래ON]

몸 속 칩으로 건강 상태 모니터링…웨어러블 기기 역할 대체
계속되는 머스크의 '뉴럴링크' 실험…윤리적·사회적 논쟁 지속

편집자주 ...기술·사회·산업·문화 전반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문화 혁신과 사회·인구 구조 변화 등 여러 요인이 유기적으로 맞물린 현상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처하려면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뉴스1은 세상 곳곳에서 감지되는 변화를 살펴보고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미래on'을 통해 다각도로 살펴본다.

2022년 12월 19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가 뉴럴링크 로고와 함께 있다. 2022.12.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영화 '킹스맨'에서는 악당이 사람들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 조종하는 장면이 나온다. 비현실적이고 허구처럼 보이는 장면이지만 이제는 그리 머지않은 미래일 수 있다. 우리 몸에 칩을 심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칩을 심는 기술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의료 분야다. 작은 칩 하나로 건강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심장 박동을 체크하거나 당뇨 환자의 혈당 수치를 자동으로 관리하는 등 지금까지 웨어러블 기기들이 해 온 역할을 피부밑에 이식된 칩이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스웨덴에서는 이미 손에 작은 카드형 전자태그(RFID) 칩을 이식해 출입 카드나 열쇠를 대체하는 실험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 버스 요금을 지불하는 등 신용카드 역할도 할 수 있다.

우려도 만만치 않다. 많은 이들이 프라이버시 침해와 보안 문제를 지적한다. 칩에 저장된 개인정보가 해킹당하거나 추적당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 특정 기관이나 기업이 개인의 움직임을 지속해서 감시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칩 이식 기술을 대중이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칩 이식 기술에서 주목할 인물은 일론 머스크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인간의 융합을 목표로하는 '뉴럴링크'(Neuralink)라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뉴럴링크는 뇌에 미세한 칩을 이식해 사람과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인간의 뇌는 AI와 직접 소통하게 되며 궁극적으로 사람의 지능을 급격히 향상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머스크는 해당 기술이 신체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 혁신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뇌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이 다시 걷거나 말할 수 있는 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원숭이 뇌에 뉴럴링크 칩을 이식하자 생각만으로 컴퓨터 게임을 조작한 연구 결과도 있다. 신경과학 분야에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이후 뉴럴링크 실험에 참여한 원숭이 23마리 중 15마리가 폐사하는 등 큰 부작용도 드러났다.

칩 이식 기술을 둘러싼 윤리적, 사회적 논쟁 심화는 불가피하다. 칩을 이식하는 건 인간의 주체적인 신체와 정신 통제력을 어느 정도 포기하는 일로 여겨질 수 있어서다.

결국 '우리 몸에 칩을 심는 미래가 도래할 것인가'란 질문의 대답은 기술의 발전 속도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준비가 얼마나 잘 이루어지느냐에 달려 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