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구글 대신 네이버 AI 택한 사우디…10년 R&D 14조원 성과
포용성 중요한 '소버린 AI' 선택지로 부상…선제적 투자 주효
하이퍼클로바X 기반 기업용 AI 설루션 구축 등 수익화 속도
- 김민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네이버(035420)가 사우디아라비아 인공지능(AI) 주관 부서인 사우디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AI 기술 수출 물꼬를 텄다.
네이버의 선제적 투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소버린(Sovereign) AI 선택지'로 부상하는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네이버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은 13조 4476억 원으로 14조 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엔 전체 매출(9조 6706억 원)의 20.6%인 1조 9926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이는 네이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조 4888억 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네이버는 이 같은 연구개발비를 기반으로 사우디 정부·기업과 AI 기술 수출 공식 협약을 맺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팀(이해진 네이버 GIO, 최수연 대표·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등)은 이달 중순 사우디 대표 AI 콘퍼런스인 '글로벌 AI 서밋'에 참석해 SDAIA와 AI·클라우드·데이터센터·로봇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우디 정부·기업과 공식 협약은 올해 3월 사우디 아람코의 디지털 기술 전문 자회사 아람코 디지털과 아랍어 기반 소버린 AI 구축 협약을 맺은 이후 두번째다.
이를 두고 소버린 AI 대응 필요성을 느낀 국가들이 네이버를 제3의 선택지로 인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소버린 AI는 AI 주권을 의미한다. 최근 소버린 대신 포용을 뜻하는 '인클루시브 AI'(inclusive AI)란 단어도 함께 쓰고 있다.
네이버가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 사이에서 AI 기술 수출 성과를 낸 건 꾸준한 투자와 함께 선행 기술 연구를 적극 수행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2013년 기술 연구 조직인 '네이버랩스'를 출범했다. 네이버랩스는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산업계 전반에 AI 기술 기대감을 끌어올렸던 2016년부터 AI 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2013년 6월 국내 플랫폼 기업 최초로 자체 데이터센터 '각(閣) 춘천'을 설립하며 AI 기술 연구 기반을 다졌다.
2017년 서비스 플랫폼 '클로바'(CLOVA)를 선보이며 AI 선행 기술 연구를 비롯해 자연어처리, 음성합성·인식, LLM(거대언어모델) 등 개발에 나섰다.
2020년엔 국내 기업 최초로 슈퍼컴퓨터를 도입했다. 2021년 5월엔 현재 고도화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HyperCLOVA X·2024년 출시) 기반이 된 '하이퍼클로바'(HyperCLOVA)를 개발했다. 하이퍼클로바는 국내 최초이자 전 세계 세번째 초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각 춘천을 운영하며 쌓은 10년 노하우를 기반으로 제2 데이터센터 '각 세종'도 개관했다.
네이버는 이번 AI 기술 수출을 지렛대로 생성형 AI 기술 수익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국가별 소버린 AI 수요에 대응하면서 기업용 AI 시장에서도 하이퍼클로바X 기반 B2B 상품을 개발해 수익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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