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애플도 USB-C 시대…애플 고집 꺾은 유럽의 철퇴
애플, 유럽 규제에 발맞춰 모바일 제품군 USB-C 도입
향후 스마트폰 배터리, AI 규범에도 영향 미칠 전망
- 김승준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애플이 20일 에어팟 맥스의 USB-C 버전을 출시하며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등 모바일 제품군의 USB-C 도입이 완료됐다.
이번 에어팟 맥스는 기존의 라이트닝 단자 모델과 색상과 전원 단자 규격만 바뀌었을 뿐 유의미한 기능 개선은 없었다.
애플이 사실상 단자 규격만 바꾼 제품을 내놓은 것은 유럽연합(EU)의 규제 때문이다. 이 규제에 의해 12월 28일부터는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바일 기기는 USB-C 충전 포트가 있어야 한다.
모바일 기기에 이어 노트북도 2026년 4월부터는 USB-C 의무 채택을 해야 한다.
이 규제는 단자 규격을 통일해 전자폐기물 발생을 줄이려고 도입됐다. 그간 애플은 독자적인 규격의 충전 단자를 고집해 왔지만 2022년 단자 통일 규제 도입이 예고된 후 순차적으로 신제품에 USB-C를 탑재했다.
핀란드의 노키아가 휴대전화 단말기를 매각하는 등 소비자용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유럽은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대신 유럽 시장의 구매력을 바탕으로 애플의 USB-C 도입처럼 모바일 시장에서의 규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EU 규제는 향후 스마트폰의 배터리 설계도 바꾸게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은 2027년부터 스마트폰 배터리는 쉽게 분리·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규제를 적용한다.
최종사용자나 서드파티 기술자가 배터리 교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배터리 수명 문제로 기기를 교체하는 등 폐기물 발생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이런 유럽 규제의 영향력을 '브뤼셀 효과'라고 부르기도 한다. EU 의회 소재지인 브뤼셀에서 이뤄진 결정과 규제가 전 세계 국가와 기업에 관철되는 현상을 말한다.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정보 기술(IT) 서비스 전반에서도 브뤼셀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2018년 일반정보보호규정(GDPR)의 영향으로 세계의 많은 기업 홈페이지는 이용자에게 쿠키 설정 동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서비스법(DSA), 데이터커버넌스법(DGA), 데이터법(DA), 디지털시장법(DMA)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준수하며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유럽 연합은 올해 발 빠르게 AI 법을 제정해 순차적으로 시행에 나설 예정이어서 적용 방식, 효과 등을 AI 업계 및 타국의 정책 관계자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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