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미정산 사태에 할 말 많은 PG사들 [손엄지의 IT살롱]
0.2% 수수료 챙기지만 이커머스 시장 성장에 책임도 늘어
"'티메프' 사태, 카드사도 책임 분담하는 새로운 구조 필요"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PG는 'Payment Gateway'의 약자다. 직역하면 '결제를 위한 관문'이다. 이름처럼 카드 결제, 간편결제, 계좌이체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사용할 수 있게 연결하는 역할이다.
즉, 온라인 쇼핑몰의 계산대인 셈이다. PG사를 결제 대행사, 전자결제 지급대행사라고 부르는 이유다.
PG사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발전과 함께 등장했다. 결제 대행 서비스는 인터넷이 상용화되던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6년 인터파크라는 온라인 쇼핑몰이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결제를 위해선 모든 카드 정보를 다 입력해야 했다. 철저한 보안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이듬해부터 쇼핑몰과 카드, 은행 등 결제기관의 거래를 안전하게 중개하는 PG사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판매자들 역시 PG사의 등장을 반겼다. PG사가 없었다면 온라인 쇼핑몰이 직접 모든 카드사와 계약을 맺고, 결제를 관리하고, 정산을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PG사는 결제 관리는 물론 약속된 날짜에 정산을 해줬다. PG사가 있었기에 이커머스 시장이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수익성은 어떨까. 온라인 판매자의 대금 정산 시 통상 2.2% 정도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그중 2%는 카드사, 0.2%는 PG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PG사가 늘어나고 경쟁이 치열해지며 수수료는 점점 떨어졌다. 이런 수수료에도 영업이 가능했던 건 온라인 결제 시장이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대표 9개 PG사가 1년에 처리하는 결제 규모는 200조 원이 넘는다. 여기서 0.2%만 받아도 4000억 원이니 나쁘지 않은 수익이다.
그러는 새 책임도 더 늘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 사고가 발생하면 카드사는 통상 일반 가맹점과 5대 5로 부담을 해왔다. 하지만 PG사가 생긴 이후부터 이런 거래는 통상 PG사가 책임을 지는 구조로 흘러왔다. PG사는 항상 '을'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티메프'(티몬, 위메프) 사태를 맞아서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존에는 낮은 수수료에도 손실을 감내했지만 피해 규모가 막대한 티메프 사태에서는 카드업계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PG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역시 PG사가 있어 많은 인력과 마케팅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온라인 거래 규모를 안정적으로 키워왔다"면서 "모두가 대비하지 못해 생긴 온라인 거래 사고에는 함께 책임을 지고, 새로운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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