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1세대 창업주 첫 구속은 김범수…카카오 미운털 박혔나
조현범·황재복·허영인 이어 네번째로 구속된 대기업 총수
IT업계 전반에 '사법리스크' 커져…장현국 부회장 소환 임박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후 IT 대기업 창업주가 구속된 첫 사례가 됐다. 대기업 총수로는 네 번째다. 김 위원장의 구속은 현 정부가 카카오(035720)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3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시작된 후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회장, 황재복 SPC 대표,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이어 네 번째로 구속된 대기업 총수가 됐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200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됐고, 허 회장과 황 대표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바 있다.
조 회장은 구속 8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고, 허 회장과 황 대표 모두 보석을 신청한 상태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를 지금까지 만들어온 IT 기업 창업주가 첫 구속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카카오에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을 구속해 수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구속 기소된 이유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카카오 택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콕 찍어 비판했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인 언급이었다.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이자 검사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041510) 시세조종과 관련해 "실체를 규명하는 데 자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은 김 위원장을 피의자로 공개 소환하면서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으로 포토라인을 설치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현 정부가 카카오는 확실히 잡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IT업계 전반에 '사법리스크'가 커졌다. 코로나 시절 호황을 누리던 IT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암호화폐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030520) 회장이 구속 위기를 피했지만, 여전히 수사선상에 올라와 있다.
또 게임업체 위메이드(112040)는 암호화폐 위믹스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논란 당시 위메이드 대표이던 장현국 부회장도 소환이 임박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