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의사를 대체하는 세상…암 치료 확률도 높인다[미래on]
AI가 미국 의사 면허 시험에 합격…AI 도움 받은 엑스레이 판독이 정확도 높아
우울증 환자·퇴원한 환자 예후 돌보는 AI 의사 등장 기대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 의사의 인공지능(AI) 노출 지수는 상위 1%다. AI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큰 직업 중 하나라는 의미다.
올해 1월에는 챗GPT가 미국 의사 면허 시험(USMLE)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챗GPT는 3개 파트로 구성된 USMLE에서 52.4~75점을 획득해 통과했다. 매년 통과 기준치는 평균 60점이다.
AI가 의사를 대체하는 세상이 멀지는 않다. 이미 반려견 진단 영역에서 AI 진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이 만든 동물 진단 솔루션 엑스칼리버(X Caliber)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동물병원 300여곳에서 쓰는 AI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국내에서 엑스레이 장비를 보유한 동물병원은 3000여곳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엑스칼리버 시장 점유율은 10%다.
엑스칼리버가 많이 활용되는 분야는 반려견의 심장크기 평가를 기반으로 한 심장질환 진단이다. 정확도는 높으면서 통상 1분 30초 정도 걸리던 소요시간을 6분의 1 수준인 15초로 단축시켜 수의사들의 진료환경을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료 경험이 늘어날 수록 AI는 사람을 진단하는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판독하는 영역에서는 의사보다 AI의 정확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오고 있다.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에 발표된 관련 연구 논문에 따르면 1만476명의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AI로 분석한 결과 AI의 도움을 받은 판독에서 폐 결절 검출률은 0.59%를 기록했다. AI 도움을 받지 않은 판독 검출률(0.25%)보다 2.4배 높았다.
'인공지능 기술로 암을 정복하겠다'는 회사도 나왔다. 국내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328130)이다. 루닛의 흉부 엑스레이 분석 솔루션을 이용하면 폐암으로 의심되는 부분을 97% 이상의 정확도로 검출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육안으로 놓치기 쉬운 폐암 결절도 찾아내 최소한 조기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을 없도록 할 수 있다.
식약처는 최근 AI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거나 예측할 수 있는 의료 기기가 심사를 빨리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AI 정밀 진단으로 의사의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도 AI가 어떤 치료, 어떤 항암제를 써야 할지 조언해줄 수 있다. 암환자의 생존률을 높이는데 AI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가 보조역할을 넘어서 주도적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도 있다. 의료업계는 가능성이 큰 부문으로 우울증 치료를 꼽는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자기 고민을 들어주는 상대방이 필요하다.
의사가 이 역할을 100% 해줄 수는 없다. 인간과 비슷한, 어쩌면 더 인내심 있는 AI가 꾸준히 우울증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면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퇴원 후 환자의 진료를 돕는 AI 의사도 나올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환자들이 퇴원한 후에 집에서 어떻게 먹고, 어떤 생활을 해야하는지 주치의처럼 조언해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다.
특히 노인 돌봄 서비스와 연결된 AI 의료 기술은 초고령화사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AI 의료 발전은 환자 입장에서는 개인 맞춤형 치료와 효율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의사 역시 정확한 진단과 의사 결정에 도움을 받고, 업무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은 AI가 의사를 돕는 효율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미래에는 의사가 갈 수 없는 전국 곳곳에 AI 의사가 그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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