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잇(IT)쥬] 방통위·KT, 새 수장 앉았다…과기부 R&D 예산 삭감

방통위원장에 이동관, KT 대표에 김영섭…조직 혁신 예고
33년만에 과학계 연구개발 예산 삭감…고심 깊어지는 출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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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이 28일 경기 과천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3.8.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경영 공백으로 몸살을 앓았던 방송통신위원회와 KT가 새 수장을 맞았다. 이동관 신임 방통위원장과 김영섭 KT 신임 대표는 취임 직후 인사를 단행해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과학계는 33년만에 R&D(연구개발) 예산이 삭감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기관(출연연) 주요 사업비 25% 안팎이 삭감돼며 현장에서 연구개발을 둘러싼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공영방송 근본적인 구조 개혁"…이동관 신임 방통위원장 업무 시작

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혐의로 들끓었던 방송통신위원회에 새 수장이 부임했다. 이동관 신임 위원장은 취임과 동시에 공영방송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대수술을 예고했다.

이동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취임사를 통해 "공영방송은 상업적 운영방법과 법적 독과점 구조의 각종 특혜를 당연시했다"며 "그동안의 공영방송 개혁 노력이 단순한 리모델링 수준에 그쳐왔다면, 이번 6기 방통위는 공영방송의 근본적인 구조 개혁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식 직후엔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임명에 관한 건'과 '한국교육방송공사 보궐이사 임명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권태선 전 방문진 이사장 후임으로는 김성근 전 MBC 방송인프라본부장이, 정미선 전 EBS 이사 후임으로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가 각각 임명됐다.

총원이 9명인 방문진은 이날 김 이사의 임명으로 여 4대 야 5의 구도가 됐다. 현재 방통위는 김기중 이사의 해임도 추진 중으로, 이 자리를 여권 인사가 채우게 되면 여야 구도는 역전된다. 인사개편의 서막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실제 5기 방통위에서 이미 여야구도가 역전된 KBS 이사회는 조만간 KBS 사장의 해임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2023년 제2차 임시주주총회를 찾은 주주들이 주주 확인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김영섭 대표이사 후보자 선임의 건으로 김 후보자가 대표로 공식 선임되면, 반년간 이어진 KT 사상 초유의 장기 경영 공백이 마침표를 찍게 된다. 2023.8.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LG 재무통, KT 수장으로…김영섭 신임 대표 선임

KT(030200) 사상 초유의 장기 경영 공백이 마침표를 찍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포기, 윤경림 후보자의 자진 사퇴 등 KT는 지난해 11월부터 혼란을 겪었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지배구조 리스크를 종결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2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영섭 신임 대표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안건은 출석 주식 수의 5분의 3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LG그룹 재무통으로 꼽힌다. 1959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LG맨이다.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을 거쳐 2003년 LG CNS로 옮겼다.

LG CNS에선 경영관리본부, 하이테크사업본부, 솔루션사업본부를 거쳤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5년 LG CNS 대표로 복귀했다.

취임 다음날 김 대표는 핀포인트 인사에 나섰다. 사법 리스크를 안은 일부 부문장의 보직을 해제하고 연말까지 해당 자리를 직무대행 형태로 운영한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사장),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사장), 신현옥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의 보직을 해제했다. 이 자리는 김영진 재무실장(전무), 이현석 충남충북광역본부장(전무), 이선주 D-TF장(전무)이 맡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부 R&D 제도 혁신 방안'과 '2024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8.22/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국가 R&D 사업 예산, 33년만에 삭감…"다음해 연구 막막" 탄식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주요 연구기관의 사업 예산이 20% 이상 줄었다. 과기정통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 주요 사업비 20% 가량을 재조정하라고 요구했고 실제로는 이를 상회하는 25% 삭감됐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ST의 내년 주요 사업비(1047억6100만원)는 2023년(1335억3700만원) 대비 142억4500만원(21.5%) 감소했다.

주요사업비는 출연연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 예산으로 인건비, 전기요금 등 운영 비용은 제외된다. 주요사업비의 대부분 연구·개발 관련이며 일부 해외협력 사업 예산이 포함됐다.

산하 연구기관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체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31조1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16.6%) 줄어든 29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전체 R&D 예산이 줄어든 건 1991년 이후 33년만에 처음이다.

다만 감소분 중 1조8000억원은 일반재정사업으로 재분류해 실제 감소분은 3조4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 소관 R&D 예산도 올해보다 1조원 줄어든 8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출연연 관계자는 "이렇게 대규모로 주요 사업이 삭감된 적이 없어서 연구자들이 내년 연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sos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