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하이브]③디지털화된 '아이돌 포카'…레벨스 '모먼티카' 써봤다

모먼티카서 하이브 아티스트 '포카' 구매…카드 '모아보기'도 가능
인앱결제로 사고 다른 카드로도 쉽게 변경…낮아진 '진입장벽'

레벨스 모먼티카 홈 화면. 레벨스 제공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레벨스의 대체불가능 토큰(NFT) 플랫폼 '모먼티카'가 아티스트 포토 카드인 '테이크(TAKE)'를 다양화한다. 지난달 말 걸그룹 르세라핌의 테이크를 발매한 데 이어, 지난 19일에는 프로미스나인의 새로운 콘셉트로 테이크를 발매했다.

레벨스는 두나무와 하이브의 합작법인이다. 하이브에는 '대세' 케이팝 그룹이 다수 속해있다. 그만큼 팬덤 규모도 크고 다양하다. 따라서 모먼티카는 NFT에 친숙한 '크립토 네이티브(Crypto Native)'가 아닌, MZ세대를 공략해야 한다. 이 같은 목표를 이루려면 NFT 구매의 진입장벽을 대폭 낮춰야 한다.

모먼티카를 통해 테이크를 발급받고, '셔플' 및 '콜렉트 보드' 등 놀이 기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진입장벽을 낮추려는 모먼티카의 시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NFT 소장을 위해 필요했던 지갑 설치나 복잡한 가상자산 결제 과정이 모두 생략됐기 때문이다. NFT 구매의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디지털 수집' 경험을 구현한 모습이었다.

◇인앱결제로 '테이크' 산다…'디지털 수집' 경험 실현

모먼티카를 처음 사용하면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용어다. 아티스트의 모습이 담긴 디지털 카드는 소유권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되는 NFT이지만, 모먼티카에선 이를 '디지털 콜렉터블(수집품)'로 칭한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순간 순간을 디지털 상에서 수집하는 데 의미가 있어서다.

아티스트의 순간이 담긴 디지털 카드는 '테이크(TAKE)'로 불린다. 테이크에는 사진이 담긴 포토 테이크와 영상이 담긴 비디오 테이크가 있다.

모먼티카를 체험한 지난 19일은 걸그룹 프로미스나인의 새로운 테이크가 발매되는 날이었다. 프로미스나인 테이크를 발급받기 위해 모먼티카 애플리케이션을 설정하고, 간단한 가입 절차만 거쳤다. 모먼티카에서 사용할 닉네임을 설정한 후 접속하니 하이브 소속 아티스트 중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고를 수 있었다. 엔하이픈, 세븐틴, 르세라핌, 프로미스나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중 선택할 수 있었고 세븐틴을 골랐다.

이른바 '최애 아티스트'를 고르면 가입 선물로 웰컴 테이크를 준다. 세븐틴 멤버 중 한 명의 테이크를 무료로 지급받을 수 있으며, 멤버 중 조슈아의 영상이 담긴 테이크를 소장하게 됐다.

모먼티카 앱에 뜬 '프로미스나인 테이크' 배너. 레벨스 제공

다시 홈 화면에 접속하자 프로미스나인의 테이크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배너가 떴다. 일일 한정 수량 만큼 무료로 풀리는 포토팩 또는 비디오팩과, 9달러를 지불하고 구매해야 하는 스페셜 포토팩, 12달러를 지불하고 구매해야 하는 스페셜 비디오팩 등이 있었다. 우선 무료로 풀리는 스페셜 비디오팩을 구매했다. 무료 수량은 테이크가 발매된 19일 정오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났다.

무료이므로 사실상 결제한 금액은 없었으나 '결제하기' 버튼을 눌러 스페셜 비디오팩을 구매했다. 구매하니 '당신의 테이크를 확인하세요'라는 문구가 나왔다. 확인 버튼을 누르니 프로미스나인 멤버 중 이새롬의 테이크가 나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먼티카에서 테이크를 구매하면 볼 수 있는 '테이크 확인' 화면. 안드로이드용 앱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화면 캡처가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휴대폰 화면을 촬영했다.

해당 테이크에는 이새롬의 영상뿐 아니라 실제 목소리까지 담겼다. 흥미가 생겨 유료 팩도 구매해봤다. 유료 팩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카드를 등록해서 결제하거나 앱 내 포인트인 '몬(MON)'을 인앱결제로 충전해 결제해야 한다(안드로이드 기준, 애플은 인앱결제만 가능). 몬을 충전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결제한 후 포토팩을 구매했다.

모먼티카에서 유료 포토팩을 구매하는 과정. 구글 인앱결제로 '몬(MON)'을 충전해 구매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앱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화면 캡처가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휴대폰 화면을 촬영했다.

또 결제 내역을 보면 지급받은 테이크가 보관된 지갑 주소와 블록체인 상 거래내역(TXID)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NFT가 거래되는 것과 같지만, 앱 내에선 이 같은 절차가 눈에 띄지 않게 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이후 소장한 테이크를 모아볼 수 있는 '컬렉션' 탭에 들어가면 테이크를 전체화면으로 좀 더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다. 컬렉션에서는 프로미스나인 테이크를 구매하기 전 선물로 지급받은 조슈아 테이크도 함께 볼 수 있었다. 또 오프라인 상 포토카드를 모으는 '포토카드 바인더'처럼 디지털 카드인 테이크를 모을 수 있는 '컬렉트보드' 기능도 있었다.

모먼티카 내 '컬렉션' 탭에선 구매한 테이크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왼쪽은 프로미스나인 이새롬 테이크, 오른쪽은 세븐틴 조슈아 테이크. 안드로이드용 앱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화면 캡처가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휴대폰 화면을 촬영했다.
모먼티카에선 구매한 테이크를 모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안드로이드용 앱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화면 캡처가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휴대폰 화면을 촬영했다.
아티스트별 테이크를 모아볼 수 있는 '컬렉트보드' 화면 예시. 레벨스 제공

가장 재미있던 기능은 '셔플'이었다. '셔플' 탭에 들어가면 소장한 테이크를 다른 콘셉트의 테이크로 바꿀 수 있다. 아티스트와 테이크의 유형(사진, 영상 등)은 변하지 않고, 아티스트의 또 다른 모습이 담긴 버전으로 테이크 내 콘텐츠만 바뀌는 기능이다. 모먼티카는 현재 이벤트로 매일 3개의 셔플 티켓을 지급하고 있다.

모먼티카에서 셔플 기능을 이용하는 과정. 안드로이드용 앱에서는 보안 정책으로 인해 화면 캡처가 불가능해 부득이하게 휴대폰 화면을 촬영했다.

셔플 기능을 이용해보기 위해 '셔플 시작하기' 버튼을 누른 후 이새롬 테이크를 골랐다. 이후 '셔플하기' 버튼을 누르고 '뽑기'를 누르니 이새롬의 다른 콘셉트 영상이 담긴 테이크가 뽑혔다. 소장한 테이크를 다른 콘셉트의 테이크로 바꿀 수 있으므로 훨씬 더 수집 경험이 다채로워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 같은 테이크가 나오더라도 셔플 기능을 통해 다른 테이크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NFT 티 안나게"…편리성 높인 모먼티카

모먼티카를 이용하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그동안 NFT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꼈던 불편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통상 NFT를 소장하기 위해선 가상자산 및 NFT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을 설치하고, 복잡한 지갑 주소를 복사하는 등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모먼티카는 일반 모바일 서비스에 가입하는 과정과 비슷하게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구성해뒀다. 지갑 주소도 발급받을 필요 없이 모먼티카 내에서 사용하는 닉네임만 설정하면 됐다.

또 일반적으로 NFT를 구매하려면 거래소에서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구매한 후, 이를 NFT 플랫폼에서 지원하는 가상자산 지갑으로 옮겨 결제해야 한다. 이 같은 과정 역시 모두 생략됐으며, 신용카드로 결제하거나 인앱결제로 앱 내 포인트인 '몬(MON)'을 충전해 결제하면 됐다.

과정은 간편하지만 소유권이 블록체인 상에 기록돼 영구 보관 가능한 NFT의 장점은 그대로 누릴 수 있었다. 단, 컬렉션이나 컬렉트보드 같은 탭을 따로 마련함으로써 미학적으로도 예쁘게 보관할 수 있도록 구성해둔 점이 눈에 띄었다.

셔플 기능 역시 유용했다. 기존에는 소장한 NFT를 다른 NFT로 교환하고 싶을 경우, 해당 NFT 프로젝트가 운영하는 디스코드 등 커뮤니티 채널에 들어가 교환할 사용자를 직접 물색해야 했다. 이 같은 불편 없이 앱 내에서 다른 콘셉트의 테이크로 바꿀 수 있으므로 매우 편리했다.

이처럼 모든 과정이 간소화된 만큼, NFT를 비롯한 디지털자산을 접해본 적 없는 팬들도 충분히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그동안 오프라인 포토카드로만 주고받던 굿즈를 '디지털 콜렉터블'의 형태로 만나볼 수 있는 점이 팬심을 자극할 것으로 예측됐다.

컬렉트 보드, 셔플 등의 기능을 추가한 것도 장점이었다. 단순 수집을 넘어 '놀이'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일종의 문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이 같은 디지털 수집 과정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 알맞은 '덕질' 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