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엔씨 이어 카카오엔터까지…게임·웹툰 'K-콘텐츠'에 꽂힌 사우디

사우디 PIF, 카카오엔터에 6000억대 규모 투자
'K-콘텐츠' 글로벌 시장서 사업 가치 인정받은 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PIF로부터 6000억원대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 PIF로부터 6000억원대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넥슨과 엔씨소프트에 이어 카카오엔터까지 사우디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은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가치를 인정받은 결과다.

카카오엔터는 12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THE PUBLIC INVESTMENT FUND·PIF)로부터 6000억원대 자금을 투자받았다.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 유치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큰 금액을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져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임에도, 유수의 국부펀드 등 해외 기관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대규모 글로벌 투자 유치가 카카오엔터의 '지식재산권(IP) 밸류 체인'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카카오엔터는 1만여개 웹툰·웹소설 원천 IP, 7만여곡 음원, 음악·영상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 플랫폼 등에 기반한 광범위한 콘텐츠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사우디 국부펀드는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과 엔씨에도 활발한 투자를 진행했다. PIF는 1조원 이상을 투자해 엔씨 지분 9.26%를 인수했고 김택진 최고창의력책임자(COO)에 이은 2대주주에 올랐다. 아울러 PIF는 1조원을 들여 넥슨 본사인 넥슨재팬 지분도 7.09%가량 매입했다.

이번 투자로 'K-콘텐츠'에 대한 사우디 국부펀드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71년 설립된 사우디 국부펀드는 총자산 6200억달러(약 773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국부펀드이기 때문이다.

사우디가 게임·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석유 에너지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빈살만 왕세자가 '탈석유'를 추구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게임·메타버스 등 콘텐츠 분야를 경제 정책 다각화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