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너마저?"…美 검찰, 자금세탁 혐의로 바이낸스 기소 고려

바이낸스, FTX 사태 후 준비금 증명 보고서 공개했지만, 일부서 지적
미 검찰 내부서 아직 기소 결론 짓지 못했지만 투자자 '불안'

자오창펑 바이낸스 CEO(최고경영자)가 2018년 10월 4일 몰타 세인트 줄리안에서 열린 블록체인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의 경영진이 미 검찰로부터 자금 세탁 및 제재 위반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서는 'FTX 사태'보다 큰 후폭풍이 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검찰은 최근 자금세탁 및 자산 회수과(MARS), 시애틀의 워싱턴 서부지방검찰청, 국가 암호화폐 집행팀 등 3개 팀이 지난 2018년부터 돈세탁 및 불법 송금 혐의로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수사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기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문제에 정통한 4명의 사람들은 미 법무부 검사들 사이의 의견 충돌로 인해 아직 기소 여부 등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6명의 연방 검사 중 일부는 이미 수집된 증거를 바탕으로 자오창펑에 형사 고발을 제기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일부 검사들은 더 많은 증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미 시장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바이낸스가 최근 발표한 재무구조에는 여전히 미스터리한 점이 있다'라며 '해당 보고서 내용 작성에 도움을 준 회계법인 마자스도 이 수치를 보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FTX 사태가 발생한 이후 바이낸스는 암호화폐 월렛 주소 내 세부 정보를 공개했고, 마자스를 통해 고객 자금 내용과 관련된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이들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고객 자산을 1대 1로 커버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고객 자산 대비 101%의 준비금을 비트코인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서에 기재된 내용으로부터 부채가 자산보다 많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바이낸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부채와 자산은 각각 59만7692개의 비트코인(BTC)과 58만2486개의 비트코인(BTC)으로 표기됐는데 수치로만 보자면 부채가 자산보다 3% 많다.

이는 바이낸스가 주장한 것과 달리 고객 자산 대비 준비금이 1대 1로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산하면 부채는 2억4500만달러(약 3200억원)에 이른다.

또 미 시장 내부에서는 마자스가 바이낸스 요청 절차에 따라 해당 내용을 작성했을 뿐, 바이낸스 관련 수치를 보증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바이낸스의 준비금 증명 문제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우선 바이낸스는 변호인단을 통해 항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또 바이낸스 변호인단은 준비금 증명을 두고 미 검찰 등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기소는 최근 침체에 빠진 가상자산 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알려졌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해 미 검찰이 궁극적으로 바이낸스와 경영진을 기소할 수도 있고 양측간 합의를 통해 형을 낮출 수도 있으며 기소 없이 사건을 종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낸스와 관련된 문제까지 제기되자 투자자들 중 일부는 바이낸스에서 자산을 뺐다면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표하고 있다.

또 실제 SNS 사이에서 온체인데이터를 분석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바이낸스 거래소 내부에서 '바이낸스의 보유량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긴 하지만 관련 이슈가 나온 뒤 바이낸스 거래소의 자금이 빠른 속도로 출금되고 있다'라는 내용이 전파되고 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