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엔씨소프트 '문피아' 지분 전량 매각…137억원 차익 실현
엔씨, 지난 8월31일 보유 주식 문피아에 전량 처분
IP 협업 위해 손잡았지만 결과물은 내지 못해
-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의 3대 주주였던 엔씨소프트가 문피아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엔씨소프트는 약 4년 만에 해당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137억원 규모 차익 실현을 거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엔씨소프트는 보유하고 있던 문피아 지분 56만1647주를 문피아에 모두 매각하며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이로써 지식재산권(IP) 협업을 위해 손잡았던 양사의 관계는 '없던 일'이 됐다.
◇IP 협업 위해 손잡았던 엔씨-문피아…결과물은 못 내
엔씨소프트가 문피아의 지분을 최초로 취득한 것은 지난 2018년 10월이다. 엔씨소프트는 중국 최대 웹소설 플랫폼 'CLL'(China Literature Limited)과 함께 문피아에 투자하며 CLL이 2대 주주, 엔씨소프트가 3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문피아의 총 투자유치 규모는 약 250억원으로 엔씨소프트는 49억8500만원을 투자해 문피아 지분 6.23%를 최초 취득했다.
엔씨소프트는 자사의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웹소설을 제작하거나 문피아의 웹소설 IP를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등 여러 협업 가능성을 염두에 뒀었다.
문피아 역시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에 웹소설 IP의 해외 퍼블리싱과 게임화에 대한 우선계약권 및 우선참여권을 포함하는 비즈니스 협약 계약을 맺고 있다"고 밝혀 IP 협업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당시 문피아의 투자유치 조건이었던 양사의 IP 협업은 결국 결과물로 나타나지 못했다.
◇네이버 품에 안긴 '문피아'…엔씨소프트는 지분 전량 매각
엔씨소프트의 문피아 투자 이후 IT 업계를 중심으로 IP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엔씨소프트와 함께 문피아 인수 주체로 거론되기도 했다. 당시 문피아는 국내 최대 웹소설 플랫폼으로 IP 확보를 노리는 기업들의 주요 타깃이었다.
결국 지난해 9월 네이버웹툰이 '사업 제휴'를 목적으로 약 1687억6800만원에 문피아 지분 56.26%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문피아는 네이버 품에 안기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웹툰 플랫폼 '버프툰'도 운영하고 있어 '문피아'와 시너지를 노려볼 수도 있었지만, 경쟁 웹툰 플랫폼에 문피아가 인수되면서 IP 협력의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었다고 판단해 지분 매각을 결정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엔씨소프트의 지분 매각은 문피아와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며 엔씨소프트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이뤄졌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식회사의 합병·영업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관련이 있는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을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기 소유주식을 매수해 줄 것을 회사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대해 문피아 측은 "상법에 따라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문피아가 해당 주식을 전량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가 문피아와 스튜디오제이에이치에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반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얼어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차익 실현의 목적이 컸던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문피아의 성장 과정을 통해 웹소설과 IP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한 투자였다"며 "성공적인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기술과 디지털 콘텐츠 분야의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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