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궁훈의 카카오 오픈채팅 광고 실험…두마리 토끼 잡는다

성장 둔화 고심 카카오, 광고 도입으로 수익성 제고 기대
메타버스 전초기지 오픈채팅 서비스 확대로 생태계 확장

드라마 '이상한 나라의 우영우' 오픈채팅 상단에 노출된 광고.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카카오가 '카카오표 메타버스' 전진기지로 삼고있는 오픈채팅에 광고를 시범 적용하고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는 오픈채팅은 관심사를 기반으로 모인 연결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카카오는 광고 사업인 톡비즈와 비관심사 기반인 오픈채팅 서비스 간 접점을 마련하고 카카오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오픈채팅과 광고가 만났다…카카오의 실험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7일부터 일부 이벤트성 오픈채팅방 상단에 광고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오픈카톡방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빅마우스', '환혼' 등 시청자들이 모인 곳이다. 이들 오픈채팅방은 포털 다음 검색 결과에 오픈채팅 바로가기를 지원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부 오픈채팅방에 테스트 성격으로 광고를 시범 도입해 광고주 및 이용자의 반응을 살피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오는 하반기 내 오픈채팅에 광고를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주력 사업 부문인 '톡비즈' 사업 체질을 개선한다는 의지다.

카카오 전체 사업 부문 중 가장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톡비즈 사업부문에는 비즈보드, 카카오톡채널, 이모티콘 등이 포함된다. 이 중에서도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메신저 채팅목록 탭 최상단 영역에 노출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광고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톡 프로필 상단에도 광고를 도입했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다음에서 발생하는 검색광고(SA)가 있지만, 추후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검색, 탐색, 발견의 영역에서 광고가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관심사 그룹을 포용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며 수익모델은 4분기부터 적용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2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뉴스1 미래산업포럼 2022'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부터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봇까지 다양한 미래 산업 전문가들이 새로운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혁신의 방향을 제시한다. 2022.6.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수익성 둔화' 고민 카카오…"본질은 광고와 커머스"

카카오가 서비스와 플랫폼 간의 강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결국 수익성 고민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카카오 톡비즈 매출액은 지난해 4분기 4750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 1분기 4610억원, 지난 2분기 4532억원을 기록하며 3개분기 연속 하락 중이다.

그러나 톡비즈 광고부문의 매출액이 우상향 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톡비즈 광고 부문의 매출액은 2710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광고 부문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오는 3분기부터는 톡비즈 광고 부문 매출액이 3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와 4분기 톡비즈 광고 매출 추정치를 각 3161억원과 3635억원으로 전망했다.

오픈채팅에 광고를 도입하는 것 역시 수익성 제고를 위한 고민의 결과다.

남궁훈 대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지난 2년간 형성된 높은 기저는 성장성 측면에서 부담이됐고, 하반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사업의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픈채팅을 통한 광고모델 확장을 근간으로 해 (톡비즈) 매출이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7일 '카카오 메타버스'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는 남궁훈 카카오 대표(카카오 제공) ⓒ News1 이정후 기자

◇보폭 넓히는 카카오 오픈채팅 '유니버스'

카카오는 지인 기반의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카카오의 눈부신 성장을 함께한 '카카오톡'이지만 지인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확장성 측면에서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남궁 대표도 "이용자들은 뚜렷한 목적을 갖고 하루에도 수십번 넘게 카카오톡에 들어오고 있지만, 이러한 점은 카카오톡의 큰 장점인 동시에 우리가 가진 한계"라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조금 더 가볍게 즐기는 서비스로 방문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는 관심사 기반의 비지인을 연결하는 카카오 오픈채팅을 커다란 잠재력이 있는 서비스로 보고있다. 실제 오픈채팅의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90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카카오톡 수발신 메시지 수의 약 50%가 오픈채팅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카카오의 오픈채팅은 국내 최대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발전해 이후 '오픈 링크'라는 독립 앱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오픈 링크'는 카카오가 그리는 '메타버스' 서비스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오픈채팅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확장을 통해 공동체와의 시너지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카카오페이가 오픈채팅에 송금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 것도 이 일환 중 하나다. 향후에는 멜론, 웹툰 등 카카오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서비스에 오픈링크와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 이용자 간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윤예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오픈채팅의 활성화는 검색 광고를 가능케해 광고주 다변화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jj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