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홀더 시대]④패션쇼 참가에 한정판 구매까지…'명품'도 홀더 잡기

편집자주 ...암호화폐 하락장이 이어지는 '크립토 겨울'이 오면서 대체 불가능 토큰(NFT) 거래량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줄어든 거래량이 산업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FT를 싼 값에 매수해 비싸게 팔려는 투기적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홀더 혜택이 많은' NFT를 매수해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 NFT가 새로운 멤버십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홀더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비즈니스도 태동하는 추세다. 이에 은 4회에 걸쳐 NFT 홀더 커뮤니티 문화를 짚어본다.

돌체앤가바나의 DGFamily 박스 NFT. (UNXD 공식 홈페이지 캡처)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작년부터 블록체인 기업과 협업해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글로벌 명품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명품들도 NFT 프로젝트로 사업을 확대하며 게임 캐릭터 NFT를 비롯해 메타버스 내 아이템 NFT 등 다양한 형태의 NFT를 발행해왔다.

최근 '실생활에도 쓸모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생겨난 '유틸리티 NFT'가 유통 업계 사이에서 인기인데 이러한 흐름 속 명품 기업 사이에서도 소유하면 한정판 제품 구매 우선권을 주거나 오프라인 패션쇼 참가 권한을 주는 등의 유틸리티 NFT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유틸리티 NFT 선보인 돌체앤가바나…이벤트 참여·한정판 구매 기회 준다

우선 돌체앤가바나가 유틸리티 명품 NFT면에서는 선두 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작년 하반기 유틸리티 NFT 'DGFamily'를 발행했는데 해당 NFT를 통해 홀더들에게 오프라인 한정판·타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 구매권과 매해 열리는 패션쇼 등 온오프라인 돌체앤가바나 이벤트 참여 기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돌체앤가바나는 유틸리티 NFT의 흥행에 힘입어 'NFT 사업에 진출한 브랜드' 중 총 NFT 수익금 규모 면에서 나이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NFT 정보 분석업체 듄애널리스틱스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이달 초까지 NFT로 2367만달러(약 319억원)의 수익을 거뒀는데 이 중 유틸리티 NFT로부터 얻은 수익금이 1800만달러(약 243억원)에 달한다.

돌체앤가바나 측은 "DGFamily 박스는 돌체앤가바나의 NFT 유니버스를 즐길 수 있는 중요한 키"라며 "해당 NFT를 통해 (홀더는) 실제 세계와 돌체앤가바나 메타버스를 아우르는 특별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듄애널리스틱스 그래프 자료에 따르면 돌체앤가바나 NFT 컬렉션 구매자수는 지난 4월부터 이달 1일까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코인과 토큰 가격이 내려가는 추세지만 실생활에 유용한 유틸리티 NFT를 저가 매수(buy the dip) 기회로 보고 구매하는 홀더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해석된다.

돌체앤가바나 측은 향후 메타버스를 확장하면서 NFT 홀더들을 위한 온·오프라인 혜택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 메타버스 확장에도 힘쓰는 명품 기업…"그래도 유틸리티 NFT 강점 가져와야"

돌체앤가바나 외 명품 기업에서 추가적으로 오프라인 실용성을 가진 NFT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NFT 사업을 진행하는 명품 기업들은 NFT 커뮤니티와 유틸리티 NFT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분위기다.

구찌는 유틸리티 NFT보다는 메타버스 속 생태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NFT 관련 산업을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찌는 올해 초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서 랜드를 구매했는데 해당 랜드를 활용해 메타버스 속 구찌만의 생태계부터 구축할 계획이다.

구찌 측은 "우선 웹 3.0 기반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메타버스 내 구찌의 존재감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향후 수집할 수 있는 NFT 사업에도 참여하는 등 모든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외 버버리는 미티컬게임즈와 협업해 블랑코스 블록파티 게임 생태계 내 캐릭터 NFT를 만들었고 프라다는 타임캡슐 NFT를 선보이기도 했다. 슈퍼카 브랜드 벤틀리는 내달 폴리곤 기반의 NFT를 출시한다.

일각에서는 미래의 먹거리 창출을 위해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NFT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더욱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틸리티 NFT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유틸리티 NFT를 만들 경우 명품 업계에 생겨난 '오픈런'(매장 개점 시간 기다리다 열릴 때 달려가 구매하는 일)의 수고로움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NFT 커뮤니티를 만들어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통을 하면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이에 향후 명품 브랜드 사이에서도 NFT 사업 부문이 유틸리티 NFT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