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홀더 시대]③계열사까지 총출동…대기업도 사활 건 '홀더 커뮤니티'
롯데·신세계·현대, NFT 홀더 혜택 마련에 총력
브랜드 팬덤 구축에 유리…DAO 채택 등으로 2030 고객경험 강화
- 박현영 기자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지난 상반기 주주총회 시즌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는 '블록체인'과 '대체불가능 토큰(NFT)'이었다. 상장사들이 너도나도 정관 상 사업목적에 블록체인 또는 NFT 관련 사업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NFT 프로젝트를 출범하고,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추가된 사업목적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상장사, 특히 대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NFT 프로젝트들이 출범하기 시작한 것.
이들 역시 NFT 사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커뮤니티를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신세계백화점 등 유통업계부터 시작해 현대자동차 등 모빌리티 업계, 하나카드 등 카드업계까지 NFT 커뮤니티 구축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자체 NFT 프로젝트의 인기를 높이는 방법이자,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NFT 사면 롯데월드 간다…홀더 혜택에 사활 건 대기업
최근 국내 NFT 업계에서 화제가 된 프로젝트는 롯데홈쇼핑의 '벨리곰' NFT다. 롯데홈쇼핑은 이달 벨리곰 NFT 1만개를 발행했고, 발행된 NFT는 1초만에 완판됐다.
완판의 배경에는 롯데 계열사들과 연계된 NFT 보유 혜택이 있었다. NFT 중 0.3%에 해당하는 최고 등급 ‘벨리’를 보유한 고객은 △시그니엘 플래티넘 숙박 패키지 △롯데호텔 월드 숙박권 △프라이빗 샤롯데 패키지 △라이브커머스 벨리 할인권 혜택 등 100만원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롯데홈쇼핑은 계열사인 롯데GRS, 롯데호텔, 롯데월드, 롯데시네마 등도 연계해 혜택을 구상했다. 쇼핑, 식음료, 숙박 등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롯데월드 초청, 셀럽 콘서트 진행 등 NFT 고객을 위한 혜택을 순차적으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NFT 커뮤니티를 초기부터 구축하기에 유리했다. 현재 벨리곰 NFT 디스코드에는 4만명 가까운 사용자가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도 대표적인 유통업계 NFT 사업자로서 롯데홈쇼핑과 맞붙었다. 지난 6월 자사 캐릭터 '푸빌라'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해 NFT를 발행한 신세계백화점은 NFT 홀더 중 상위 등급 홀더에게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있다. 상위 1.2%에 해당하는 '미스틱'과 '레전더리' 등급 고객에겐 신세계백화점 퍼스트라운지를 월 5회 입장할 수 있게 하는 등 특별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차 역시 NFT 홀더 커뮤니티를 구축한 대표적인 대기업이다. 지난 4월 NFT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한 현대차는 국내 유명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와 협업해 30개의 특별판 NFT를 선판매했다. 이후 별똥별 NFT 1만개를 발행한 뒤 판매했고, 이를 '모베드 NFT'로 변환했다. 또 지난달에는 두 번째 NFT 컬렉션 프로젝트인 '아이오닉6 NFT'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최근 들어 모베드 NFT 홀더를 위한 혜택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NFT 홀더를 위한 패키지 '아이오닉 시티즌십'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NFT 홀더 전용 디지털 공간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오닉6와 관련한 디지털 및 실물 아이템을 제공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우선 네이버제트와 현대자동차가 협업해 오픈한 가상공간 '플래닛 현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패션 아이템부터 제공한다.
현대차는 대기업 중 비교적 일찍 NFT 커뮤니티를 구축한 편에 속한다. 이 때문에 커뮤니티 규모도 매우 크다. 현재 현대차 NFT의 공식 디스코드 멤버 수는 약 10만명에 달한다.
◇브랜드 팬덤 구축에 최적…DAO 도입도 늘 듯
대기업이 NFT 홀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단순히 NFT 판매를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팬덤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가 많은 대기업은 홀더 혜택을 계열사 서비스와 연계함으로써 전 계열사가 팬덤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롯데홈쇼핑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2030 고객에게 알맞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특징이다. 브랜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이에 따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대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은 모베드 NFT 출범 소식을 알리며 "디지털 라이프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대에 맞춰 현대차의 브랜드 경험을 전달할 방법을 고민했다"며 "웹 3.0시대에 맞게 고객이 직접 브랜드에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NFT를 통해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NFT 프로젝트들의 의사결정 방식이자 조직운영 방식인 탈중앙화자율조직(DAO)을 대기업들이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자체는 전통 조직으로 운영되더라도, NFT 프로젝트만큼은 고객의 결정을 따르는 DAO 방식을 일부 차용할 것이란 예측이다. 홀더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넘겨줌으로써 커뮤니티를 더욱 탄탄히 한다는 장점이 있다.
신세계의 푸빌라 NFT는 이미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프로젝트 로드맵 중 하나로 DAO 구축을 제시하며 "프로젝트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투표를 통해 진행된다. 탈중앙화가 리더가 없다는 것을 뜻하진 않고, (신세계는) 푸빌라가 성장할 수 있는 가이드와 리소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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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암호화폐 하락장이 이어지는 '크립토 겨울'이 오면서 대체 불가능 토큰(NFT) 거래량도 지난해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줄어든 거래량이 산업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NFT를 싼 값에 매수해 비싸게 팔려는 투기적 수요도 줄었기 때문이다. 대신 '홀더 혜택이 많은' NFT를 매수해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가 생기고 있다. NFT가 새로운 멤버십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홀더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비즈니스도 태동하는 추세다. 이에 은 4회에 걸쳐 NFT 홀더 커뮤니티 문화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