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뒤 풀리는 스테이킹…'휴지조각'된 루나에 투자자들 '멘붕'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암호화폐 루나(LUNA) 사태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루나를 스테이킹(예치)해둔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이킹을 해제하는 데 21일이 걸리는 탓이다.

또 최근 거래소들이 잇따라 루나를 상장 폐지하고 있어 해지 후 ‘휴지조각’이 된 루나 물량을 받아도 이를 매도할 수 있는 통로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16일 오전 11시 코인마켓캡 기준 루나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40% 떨어진 0.3원이다. 불과 한 달 전에는 12만원대에서, 일주일 전에는 7만원대에서 거래되던 루나 가격은 테라의 스테이블코인 UST의 1달러 고정 가격이 무너지면서 대폭락했다. 루나는 UST의 가치 안정화를 위한 암호화폐다.

◇'언스테이킹'만 21일…휴지조각 된 루나, 어디서 파나

UST 디페깅(고정 가격이 무너지는 현상)이 본격화된 지난 9일부터 UST 가치 안정화를 위해 루나가 무한 발행되면서 루나 전체 발행량은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16일 현재 발행량의 0.01%에 해당하는 물량은 여전히 스테이킹돼 있다. 스테이킹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스테이킹이란 보유한 암호화폐의 유동성을 묶어두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암호화폐 보유량을 스테이킹해두면 해당 물량은 일정 기간 동안 매도할 수 없도록 ‘락업’된다. 개인 투자자가 스테이킹에 참여하려면 테라에서 운영하는 ‘테라스테이션’을 통해 참여하면 된다. 테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검증인’들에게 보유한 암호화폐 물량을 위임하고, 보상을 나눠받는 방식이다.

이에 스테이킹으로 루나 물량이 묶여 있는 투자자들은 크게 손해를 보고 있다. 루나의 경우 스테이킹을 해지하는 ‘언스테이킹’이 신청 시점으로부터 21일이 지나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페깅 사태가 터진 직후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이달 말에 스테이킹했던 물량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미 루나 가격이 겉잡을 수 없이 떨어져 휴지조각이 된 뒤다.

문제는 휴지조각이 된 루나를 지급받더라도 이를 매도할 수 있는 통로가 급격히 줄었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 업비트, 빗썸, 고팍스 등 대형 거래소들이 일제히 루나를 상장 폐지하기로 했다. 일부 거래소는 이달 말까지 거래를 허용해두었으나, 외부에서 거래소로 루나를 입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아직 입출금 및 거래를 허용해둔 코인원이나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 등을 통해 루나를 매도해야 한다.

◇거래소 통한 스테이킹은 '해지 가능'…손해 비교적 적을 듯

테라스테이션을 통해 직접 스테이킹하지 않고, 빗썸이나 코인원 같은 거래소를 통해 스테이킹한 경우는 맡겼던 물량을 바로 되찾을 수 있다. 루나 가격 하락으로 손해는 발생할 수 있으나, 21일을 기다릴 필요는 없어 손해 규모는 비교적 적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거래소 중 빗썸과 코인원은 그동안 루나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빗썸과 코인원이 직접 스테이킹에 참여하고, 회원은 거래소에 보유량을 맡겨두는 방식이다. 거래소는 스테이킹 참여로 지급받은 보상을 회원들에게 배분한다.

이 때 거래소들은 회원들이 원하는 시점에 언제든지 스테이킹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해뒀다. 빗썸의 경우 스테이킹 해지는 스테이킹 서비스 페이지 내 '비동의' 처리를 하면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

코인원도 스테이킹 보상을 매일 받을 수 있는 ‘데일리’ 서비스로 루나 스테이킹을 지원하고 있어, 보유 시점으로부터 24시간만 지나면 해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두 거래소를 통해 스테이킹에 참여한 회원은 UST 디페깅 사태가 시작된 직후 맡겼던 물량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재는 두 거래소 모두 스테이킹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빗썸은 루나를 상장 폐지하며 스테이킹 서비스도 종료했다.

코인원은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코인원 관계자는 "스테이킹 이자 지급의 경우 계속 상황이 급변하는 만큼 예의주시하며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yun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