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더 줄인다"…엔씨, 사즉생 결단 재도약 발판 만든다
'하나의 엔씨'→독립 스튜디오 체제전환…12년만 희망퇴직
몸집 줄이고 탈바꿈해야 '생존'…체질개선 진통 불가피
- 김민석 기자
"인력 감축은 불가피합니다. 많은 시간을 같이해온 분들께 매우 죄송한 일이지만 지금은 회사의 생존과 미래를 위해 큰 폭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영향을 받는 분들껜 적극적인 지원과 보상을 약속드리겠습니다."(김택진·박병무 엔씨 공동대표 전 직원 메시지)
"현재 본사 인력이 4000명 중반대인데 내년 중 3000명대 수준으로 줄이고자 합니다."(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 실적 콘퍼런스콜)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MMORPG 침체와 본사 중심 비효율적 경영으로 보릿고개를 겪는 엔씨소프트(036570)가 본사 인력을 기존 5000여 명에서 4000명대 중반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까지 1000명 이상을 더 줄일 방침이다.
박병무 공동대표가 올해 3월 취임 이후 진행 중인 고강도 체질 개선 밑그림이 나온 것인데 구조조정 과정서의 진통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엔씨가 독립 스튜디오 옷으로 갈아입고 재도약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도 높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얼리 액세스 출시 5개월 만에 서비스를 종료한 '배틀크러쉬' 개발팀을 해체하고 '프로젝트 M' '프로젝트 E' 등 일부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동시에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개발자 직군은 물론 일부 라이브 개발 서비스 조직에도 희망퇴직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엔씨의 대규모 희망퇴직은 12년 만이다.
엔씨는 근속 기간 따라 정규 월봉의 20개월~30개월 치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엔씨 직원 1인 평균 급여액은 1억 700만 원 정도다.
다만 3개 독립 스튜디오로 분사될 예정인 직원은 희망퇴직 대상이 아닌 데다 희망퇴직 대상자가 희망퇴직을 원하더라도 회사(조직장) 재량으로 반려할 수 있도록 해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엔씨는 김택진 창업주 아래 '하나의 엔씨'를 추구했다. 이 때문에 신작과 신규 IP(지식재산권) 게임 개발 과정에 리니지 중심 사고가 깃들어 게임성 및 IP파워 확보를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엔씨도 이를 받아들이고 넥슨·크래프톤(259960)·넷마블(251270) 등과 같은 멀티 스튜디오 체제로 전환을 결단했다. 의사결정 과정을 줄여 속도가 중요한 게임 시장 트렌드에 발맞추고 창의성과 진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TL(쓰론앤리버티)·LLL·택탄 등 3종의 게임을 전담할 독립스튜디오와 인공지능(AI) 기술 전문 기업 'NC AI'(가칭) 등 4개 자회사를 내년 2월 분할·신설한다.
홍 CFO는 "과감한 결단으로 변하지 않을 시 회사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개편 작업(희망퇴직 등) 추정 범위 내 진행 중"이라며 "4분기엔 여러 개혁 방안의 규모와 영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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