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IP' 하나로는 역부족"…장기 성장 골몰하는 K-게임

크래프톤 '깜짝실적'에도 높은 배그 의존도 탓에 주가 횡보
펄어비스, 차기작 '붉은사막' 사활…엔씨도 장르 다변화 주력

크래프톤 펍지 IP 프랜차이즈(IR 자료 갈무리)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국내 게임 업계가 IP(지식재산권)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크래프톤(펍지:배틀그라운드), 펄어비스(검은사막), 엔씨소프트(리니지 시리즈) 등은 대표 IP 덕을 톡톡히 보고 있지만 업계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며 '단일 IP'로는 장기 성장을 바라보기 힘겨운 상황이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259960) 현재 주가는 32만 원대로 상장 당시 공모가(49만 8000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캐시카우인 배틀그라운드 덕에 실적은 고공 행진 중이나 배그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크래프톤 제공) ⓒ 뉴스1

크래프톤 측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김창한 대표가 첫 임기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하고 중소형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는 이유다.

크래프톤은 연말 출시 예정인 '다크앤다커 모바일'과 '인조이'를 반드시 성공시켜 '원게임 리스크'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는 시점이다. 김 대표는 연임을 확정한 2023년 3월 주주총회 당시 "2025년까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은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크래프톤 신작 라인업 다커앤다커 모바일(IR 자료 갈무리)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게임스튜디오 투자는 11건에 달한다. 6월 말 기준으로 회사가 지분을 투자한 개발사 수는 총 27개다. 업계는 내년이 크래프톤 IP 확대 전략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스케일업 더 크레이이티브' 전략을 실행하며 다양한 장르 게임에 투자하고 있다"며 "내부는 물론 외부 크리에이티브를 적극 발굴해 중장기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펄어비스 붉은 사막(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263750)는 '검은사막' 이후 10년 만의 차기작인 '붉은사막'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15년 7월 출시한 검은사막이 그간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IP 하나로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붉은사막이 AAA급 게임에 맞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호연(엔씨 제공)

엔씨소프트(036570)도 리니지 IP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국내외 게임사에 420억 원(국내 빅게임스튜디오 370억 원·스웨덴 문로버게임즈 48억 원) 규모 판권과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M&A 등 추가 투자 기회를 발굴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홍원준 엔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레거시 IP 기반 신규 게임 3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1종은 올해 4분기, 2종은 내년 상·하반기 각각 출시할 예정"이라며 "투자와 M&A 투트랙 전략을 지속해 전체적인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