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표 메타버스…화려한 공연·쇼핑 끝나면 "애매한 게임 같네"

[토요리뷰]롯데이노베이트 칼리버스…콘텐츠 시각 완성도 강점
빠른 콘텐츠 소모 아쉬워…'음성채팅 보완' 소통 재미 높여야

칼리버스 전경(롯데이노베이트 제공)

(서울=뉴스1) 윤주영 기자 = 지난달 롯데이노베이트(286940)가 내놓은 메타버스 서비스 '칼리버스'는 가상 공연·쇼핑 등 초기 콘텐츠의 시각적 완성도가 강점이었다.

향후 예정된 MBC '쇼! 음악중심' 등 공연 콘텐츠 확장, 가상현실(VR) 기능 도입과 맞물린다면 강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였다.

다만 주요 콘텐츠 소진 후 다소 엉성한 '게임 플레이'로 경험이 제한되는 게 아쉬웠다.

맨 처음 접속하면 3D 고품질 그래픽으로 빚은 도시 풍광이 인상적이다. 여의도 면적 절반 크기의 방대한 맵이지만 건물 구석까지도 구현이 충실했다. 아바타의 외관 꾸미기도 세밀한 조정이 가능했다.

가장 기대가 되는 가상 공연 콘텐츠를 찾아 캐릭터를 바쁘게 움직였다. JYP의 엔믹스(NMIXX), 윤소그룹의 세러데이 등 아티스트의 공연을 유저가 함께 즐기는 게 골자다. 가상 공간에서의 축제를 기획한 것으로 보였다.

공연 맵에 입장하니 코앞에서 춤추는 엔믹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수들이 계속 아이 컨택을 하는 방식으로 촬영돼 일인칭 시점 감상이 더욱 실감 났다. 가상현실(VR) 기기와의 연동이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칼리버스 내 구현된 아이돌 공연 콘텐츠의 모습.(칼리버스 스크린샷 갈무리)/뉴스1

지원 아티스트가 아직 적은 점은 아쉬웠다. 게다가 동시에 즐기는 사용자가 없어 축제를 즐긴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다. 더 많은 아티스트와 제휴를 맺어 팬덤층을 신규 모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존하는 명품가방, 가전 등 상품을 꾸미기 아이템으로 살 수 있는 쇼핑 콘텐츠도 눈에 띄었다. 다만 실제 쇼핑으로의 연동은 아직 구현되지 못했다. 새로운 쇼핑 플랫폼이 되는 것이기에 회사는 이에 맞는 물류 구현을 고민 중이다.

지금으로선 이를 칼리버스 내부 아이템으로만 써야 하는데 디자인이 아쉽다. 여타 게임 꾸미기 아이템은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수집욕을 자극하는데 칼리버스 아이템은 실사 디자인을 본떴기 때문이다. 게임 재화를 모아 이를 구매할 동기를 크게 느끼진 못했다.

칼리버스 내 구현된 쇼핑 요소.(칼리버스 스크린샷 갈무리)/뉴스1

무엇보다 초기 콘텐츠를 소진하고 나면 칼리버스는 오래 붙잡기 애매한 '게임'으로 끝난다는 게 문제였다.

기획의 주된 골자가 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부족을 결국 게임으로 메꿨다는 인상이다. 상호작용하며 미션을 주는 논 플레이어블 캐릭터(NPC)가 대표적이다. 또 높은 건물 사이를 발판을 딛고 점프하는 '플랫포머' 요소도 녹여냈다.

하지만 심즈 등 비교 가능한 여타 시뮬레이터 게임과 비교해도 미션 설계나 스토리 등이 아쉽다. 이용자로선 본격 게임으로 기획된 다른 콘텐츠를 하는 게 합리적이다.

결국 메타버스 본질인 유저간 소통 기능을 확대하는 게 숙제다.

대표적으로 음성채팅 기능이다. 현재로선 파티를 맺지 않은 유저와는 텍스트 채팅밖에 할 수 없다. 소통 직관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사례처럼 유저 창작 콘텐츠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 된다.

legomast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