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게임사 겨울나기…사우디 공략으로 전환 맞을까
尹 대통령 경제사절단에 컴투스 포함…엔씨는 정부 초청 받아
정부 차원 게임 산업 육성에…실적 겨울 나는 게임사 촉각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경제 순방에 맞춰 게임사들도 사우디 시장 공략에 나섰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글로벌 게임 허브 전략에 발맞춰 투자나 사우디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 중이다.
71억달러(약 9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MENA) 게임 시장에 더해, 블록체인·AI 분야의 협업도 타진 중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경제사절단 138개 중 컴투스(078340)가 게임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엔씨소프트(036570)(엔씨·NC)는 정부 초청으로 윤송이 최고전략책임자(CSO)가 글로벌 스포츠 콘퍼런스(NGSC) 및 미래투자이니셔티브에 참석했다.
올해 초까지 윤 대통령의 중동 사절단에 게임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1월 UAE 방문 당시 네오위즈홀딩스가 동행하긴 했지만 게임사가 아닌 블록체인 사업이 목적이었다.
이번 순방에 게임사가 이름을 올린 배경으로 빈 살만 왕세자의 관심이 꼽힌다.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사우디를 게임 부문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고,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 다각화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600조원 규모의 자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국부펀드(PIF·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를 통해 국내 주요 게임사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PIF는 지난 6월 넥슨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지분율 10.23%를 달성했고, 엔씨의 지분 또한 9.26%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랐다.
국내 게임사 역시 사우디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규모가 큰 중국 게임 시장은 '판호'라는 진입 규제가 리스크로 꼽히고, 북미·유럽 시장은 현재 국내 게임사들의 주요 라인업으로 공략이 어려워서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유저가 많다는 점, 외국인 투자가 자유롭다는 점이 (사우디의) 장점"이라며 "게임사들이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등 꾸준히 사우디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선 컴투스와 엔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컴투스는 미니게임 천국·서머니즈 워 시리즈 등 주요 모바일 게임을 보유 중이다. 더불어 엑스플라(XPLA)를 필두로 한 블록체인·가상자산 사업,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을 제작한 콘텐츠 제작 사업 등 다방면의 협업이 가능하다.
엔씨도 최근 자체 개발한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 LLM' 등 신기술·AI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각) 개최된 글로벌 스포츠 콘퍼런스 NGSC에서 게임과 AI 관련된 질문은 윤송이 CSO에게만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 넥슨을 제외하고 국내 게임사들은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 네이버·카카오의 사례처럼 게임 개발 역량·신기술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나 협업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의 현재 시장 규모는 글로벌의 10% 안팎이지만, 정부 차원에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는 점이 국내 게임 시장 현황과 잘 맞아떨어질 것"이라며 "겨울을 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이 공략해야 할 시장"이라고 말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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