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게임사 신년사 화두는 '글로벌·수익성'…자취 감춘 '메타버스'

메타버스·NFT·블록체인 실종 이유 '경제 침체' '이용자 공감 실패'
컴투스는 여전히 메타버스 사업 의지 밝혀

2022.11.17/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올해 게임사 대표들의 신년사는 '신작' 글로벌 출시로 부진했던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의지로 요약된다. 지난해 신년사 단골 메뉴였던 '메타버스'는 대부분 보이지 않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사들은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신작 글로벌 출시를 중심으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년사에도 이러한 전략이 반영됐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비욘드 코리아'를 강조하며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해 대형 MMORPG부터 판타지, 도트 횡스크롤 RPG 등 올해 더 깊이 있고 풍성한 신작들을 공개하며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작을 통해 전 세계 이용자들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는 목표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조 대표는 '비욘드 게임'을 내세우며 "프렌즈게임즈, 카카오VX, 세나테크놀로지, 넵튠 등 계열사들과 함께 메타버스·NFT·스포츠 세 분야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장해나가고자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엔 지난해 신년사에 등장했던 신사업 관련 내용이 모두 빠졌다.

지난 2일 발표된 정우진 NHN 대표 신년사도 화두는 같았다. 정 대표는 "올해 NHN은 7종의 신작 라인업을 선보이며 게임 사업에서 강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올해 국내 웹보드게임 1위 수성과 함께 다양한 장르 기반의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하자며 신작을 통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전략을 시사했다.

지난해 정 대표는 신년사에서 "메타버스, NFT, 블록체인 등 우리를 둘러싼 주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면서 "변화에 대한 유연한 수용과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 신년사와 마찬가지로 이 같은 내용은 올해 자취를 감췄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최근 시무식에서 임직원에게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체질개선과 효율적인 경영"을 주문했다. 넷마블은 다른 게임사들과 마찬가지로, 영업 이익 등 부진했던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 운영 효율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의 경우 매 분기 글로벌 매출 비중이 전체의 75%를 넘어, 내년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진다.

넷마블은 지난해 1월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P&E(돈도 버는 게임, Play and Earn) 게임들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하고 사업 분야 확장을 추진했다.

게임사 대표들이 메타버스·NFT·블록체인 등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 이유는 세계적인 경제 침체가 우려되며 시장이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와 코인 등 가상경제 산업이 루나·테라 사태 등과 맞물려 성장세가 주춤하자, 사업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컴투스는 신년사를 통해 다른 게임사들과 같이 글로벌 시장을 강조하면서도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송재준·이주환 컴투스 각자대표는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이끌어온 게임 회사를 넘어 글로벌 대표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두 대표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로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고 모두가 기다려온 진정한 메타버스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컴투스는 블록체인 메인넷 '엑스플라(XPLA)'를 운영하고 메타버스 전문 자회사인 컴투버스를 두는 등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hi_n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