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납' 대신 '미리냄'…통신용어 쉬운 한글로 바꾸는 이동통신사
SKT 고객언어연구팀…"고객 경험 강화 위해"
-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이월' 대신 '다음 달로 넘김', '선납' 대신 '미리 냄'.
SK텔레콤(017670)이 어려운 통신 용어를 쉽게 바꾸고 있다. 통신사 고객들이 외래어나 한자어보다 순우리말로 쓰인 언어를 더 쉽고 정확하게 인식하기 때문이다.
한글날인 9일 SK텔레콤 뉴스룸에 따르면 고객언어연구팀은 고객과의 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 만들어졌다. 고객 언어를 쉽게 바꾸고 사회적 감수성을 반영한 소통 방식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고객언어연구팀 소속 곽승표씨는 "부모님께 여쭤보니 바꾼 용어가 더 쉽고 이해가 잘 된다고 하시더라"며 "저에게는 익숙하지만 고객에게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영어를 우리말로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표현을 만들기도 한다. 네트워크 품질 관리를 위해 통신 트래픽을 측정하고 제어하는데 쓰이는 지표인 'QoS(Quality of service)'를 '최대-Mbps(1초당 1백만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속도)로 계속 사용'으로 대체하는 식이다.
고객언어연구팀 김연희씨는 "훨씬 이해하기 쉽지 않느냐"면서 "영어로 된 용어를 그대로 쓰지 않고 우리말로 바꿔 쓰는 사례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언어연구팀은 2019년과 2022년 한글날을 맞아 '사람 잡는 글쓰기'라는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글쓰기 대원칙을 설명하는 책이다. 올해는 UX Writing(사용자 경험 글쓰기) 가이드를 준비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접목도 이뤄진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멤버십 바코드에 이미지를 설명해주는 대체 텍스트를 도입하는 식이다.
또 공식 온라인몰인 T 다이렉트샵의 상품 상세페이지에 대체 텍스트를 도입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이 이미지 업로드 즉시 대체 텍스트를 작성해준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고객이 한 번에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마케팅 문자(MMS)를 작성하는 프롬프트도 한창 개발 중이다.
곽씨는 "저도 한 명의 고객"이라며 "다른 회사에도 저희와 비슷한 일을 하는 조직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결국 저희가 하는 일이 고객 경험 강화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flyhighr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