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손잡은 KT…'한국형 AI' 청사진 그렸다
한국 맞춤형 GPT·클라우드 개발 등 파트너십 체결
국내외 AI 전환 시장 공략 맞손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KT(030200)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요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서비스를 한국 특화형 서비스로 개발·유통한다. 경쟁이 치열한 디지털 전환(DX) 시장에서 맞춤형 전략을 통해 기술적 우위를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대 주주다. MS의 클라우드 설루션 '애저'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클라우드와 함께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을 이끌고 있다.
KT는 우선 오픈AI의 최신 거대언어모델(LLM) 'GPT-4o'와 MS의 고성능 소형언어모델(SLM) '파이'(Phi) 등에 KT가 가진 한국 문화와 산업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형 AI를 개발한다. 이 AI 모델은 KT 고객 서비스 챗봇을 비롯해 산업별 특화 AI 설루션 구축에도 활용된다.
MS의 대화형 AI 서비스 '코파일럿'도 KT의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된다. KT는 교육, 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군을 겨냥한 한국형 AI 에이전트(비서)를 개발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이 한국어와 금융 서비스에 특화된 'KT GPT' 모델을 활용해 고객 대상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게 대표적 사례다.
KT는 MS 애저를 들여와 한국형 '소버린 클라우드'로 출시할 예정이다. 규제와 보안에 민감한 공공·금융 부문을 비롯한 국내 기업 고객을 위한 것이다. 소버린 클라우드란 각 국가 및 산업에 필요한 개인정보 보호 조치와 규제 요건을 준수하는 일종의 맞춤형 서비스다.
MS는 이탈리아·스위스·벨기에 등에서도 각 지역 파트너사와 협업해 소버린 클라우드를 내놓았는데 한국에선 KT와 손을 잡는 것이다. 앞서 김영섭 KT 대표는 MS와 협력하고 있는 나라들을 직접 돌며 관련 서비스 현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가 개발할 클라우드 서비스는 국내 보안·규제 요건을 준수하면서도 MS의 최신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르고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범용성도 지닌 게 특징이다.
KT 측은 "유럽 국가들도 원천 기술을 활용해 본인들의 데이터·기술 주권을 지키는 선에서 MS와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형 소버린 클라우드로 여러 기업이 원하는 요건을 충족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규제 문제로 외산 클라우드를 쓸 수 없었던 공공 분야 내 활용 여부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이 획일적인 망 분리 요건 개선을 추진 중이라 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MS는 KT와의 제휴로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MS와의 협력으로 KT는 AI 서비스 시장을 넓히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KT는 그간 자체 개발한 LLM '믿음'(Mi:dm)을 중심으로 AI 사업을 전개해 왔다.
지난해 말 태국 자스민그룹과 함께 믿음을 활용한 태국어 전용 LLM을 만드는 등 자체 모델 구축을 원하는 기업들과 성과도 냈지만, 이제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으로 서비스 고도화 등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다만, 믿음도 계속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한국어 이해도가 높은 믿음을 활용하면서 MS와는 한국형 특화 서비스를 지속 출시,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KT와 MS는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AI 전환(AX) 법인도 별도 설립한다. 공동 교육 과정도 운영, 자체 AI 개발 역량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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