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보이스피싱 조심"…수상한 통화 경고하는 U+ '익시오'
다음달 정식 출시 음성 AI 비서 '익시오'…"자연어 대화 이해"
통화 실시간 자막 생성…차은우 목소리로 전화 대신 응대하기도
- 김민재 기자
(서울=뉴스1) 김민재 기자 = "○○씨 되시죠? 서부지검입니다. 마약 밀수에 연루되셨는데 지금 보내드릴 링크로 등기부등본을 확인하세요."
수화기 너머 목소리에 알림음이 울리면서 문구가 떴다. '보이스피싱 위험 알림'이란 내용이었다. 문구 밑으론 '통화 종료 및 차단' 버튼이 보였다.
LG유플러스(032640)의 인공지능(AI) 통화비서 '익시오'가 통화 내용을 해석한 뒤 신속하게 개인정보 유출 위험을 경고했다.
27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일상비일상의틈 byU+' 매장에선 이런 익시오의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이언맨 자비스'처럼 인간 대화를 실시간 해석 후 개입하는 비서가 연상됐다.
익시오는 미리 입력된 키워드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해 대화의 위험성을 평가한다. 특정 키워드의 빈도를 측정해 의심 수준을 점수로 매긴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AI가 작동하는 '온디바이스 AI' 형태로 보이스피싱 탐지를 구현해 활용도가 높아 보였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대형언어모델(LLM)이 아닌 기능이 경량화된 언어모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통화 내용을 실시간 자막으로 출력하는 '보이는 전화' 기능도 돋보였다. 주변 소음이나 청각 장애 등으로 음성을 듣기 어려운 이용자에게 유용해 보였다.
15초 남짓한 배달 주문 통화 내용도 거의 오타 없이 받아적을 정도로 정확했다.
수신 거절 문자를 보내는 대신 음성 AI가 전화를 응대하게 시킬 수도 있다.
전화 수신을 거절하려는 사용자는 'AI 전화 대신 받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잠시 후', '이름 요청' 등 간단한 키워드를 고르면 이를 반영해 음성 AI가 응답을 대신 한다.
연예인 차은우가 AI에 목소리를 제공했다. 부드러운 음성으로 "용건을 말씀해 주세요"라는 문장이 흘러나왔다.
익시오가 '듣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LG유플러스 자체 AI 모델 '엑사원' 덕이다.
회사는 엑사원에 통화 데이터를 집중 학습시킨 뒤 미세 조정(파인튜닝)해 익시오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AI 기능을 자연어 해석에 특화시켰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엑사원을 활용하면 특정 도메인, 즉 통화 데이터에 특화된 맞춤 학습이 가능해 통화 속 자연어 이해에 더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익시오는 최근 이통사들이 앞다투어 구현 중인 통화 녹음 기능을 갖췄다.
아이폰 통화 녹음은 상대에게 녹취 사실을 고지하는데 이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있다. 이들에겐 이통사의 음성 비서 기반 녹음이 대안이 된다.
익시오 iOS 버전은 다음 달 초부터 iOS 17 이상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용 서비스 개발은 검토 단계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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