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입맛이 최우선"…OTT 품는 유료 방송
OTT 결합 상품 출시 봇물…할인 외 OTT 갈아타기 가능
"지상파·OTT 구별 없는 콘텐츠 소비 트렌드 확산" 영향도
- 조재현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인터넷(IP)TV와 위성방송 등 유료 방송 업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결합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입 경쟁을 벌여도 모자랄 판에 경쟁 상대인 OTT를 끌어들이는 이례적인 시도인데,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가입자 및 매출 감소를 막아보겠다는 전략이다.
지상파와 OTT의 구별 없이 유연하게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트렌드에 따라 업계의 이런 움직임은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032640)는 이달 18일 자사 IPTV 서비스 'U+tv'에서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와 지상파 3사를 월 1만 원대에 제공하는 프로모션형 상품을 선보였다. OTT와 지상파 3사 방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은 것은 국내 IPTV사 중 최초다.
이 상품은 월 9900원의 디즈니플러스(스탠더드)와 월 1만 6500원의 지상파(KBS·MBC·SBS) 자유이용권을 결합, 약 33% 할인된 월 1만 7600원에 제공하는 것이다. 연내 가입하면 해지 시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 측은 고객 반응을 토대로 상품 정규화를 검토한다.
앞서 이달 초 KT스카이라이프(053210)는 TV와 인터넷 결합 상품에 OTT를 선택하면 최대 1만 1000원을 할인해 주는 '스카이 올 & OTT' 상품을 선보였다.
넷플릭스,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왓챠, 유튜브 프리미엄 등 6가지 OTT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OTT 약정 기간이 없어 특정 시기에 원하는 OTT를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TV와 인터넷, 디즈니플러스 스탠더드 요금제를 이용하다 연말쯤 넷플릭스(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로 OTT만 변경해도 되는 식이다. OTT를 따로 구독했을 때보다 1만 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OTT는 유연하게 변경하면서 TV와 인터넷 결합 시 제공되는 30% 요금할인 혜택은 유지된다.
SK브로드밴드는 하나의 요금제로 257개의 실시간 채널과 20만여 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OTT와 유사한 형식이다.
결국 고객이 쉽고 편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즐기도록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료 방송을 해지하는 이른바 '코드 커팅'의 우려가 커지면서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 가입자 증가율(전년 대비)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킬러 콘텐츠 부족으로 가입자 이탈에 직면한 OTT 사업자도 도움을 받는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1년 새 국내 구독자가 30% 이상 줄었다. 지난해 '무빙' 종영 이후 이렇다 할 인기작이 없었던 여파다. 유료 방송 업계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있어야 가입자도 유지되는 시대"라며 "외연 확장을 위해선 공격적인 프로모션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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