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제4이통' 탄생…스테이지엑스 4301억원에 낙찰(종합2보)
'과열 경쟁' 우려 속 최종 낙찰…"시장 혁신적 변화 줄 것'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리얼 5G 서비스' 구현 목표
- 서장원 기자, 양새롬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양새롬 기자 = 스테이지엑스가 4000억원이 넘는 경매 금액을 써내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1일 서울 송파구 아이티벤처타워에서 진행된 5일 차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가 4301억원을 써내 마이모바일을 제치고 5세대 이동통신(5G) 28㎓ 주파수 대역을 낙찰받았다고 밝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 외에 자체 이동통신 주파수를 획득해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등장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경매는 1단계 오름입찰 방식으로 39라운드부터 출발해 최종 50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결판이 나지 않았다.
애초 오름입찰로 결정이 안 날 경우 내달 2일 2단계 밀봉입찰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일정을 바꿔 이날 밀봉입찰까지 진행했다.
1단계와 2단계 전체 경매를 진행한 결과 4301억원으로 최고 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를 손에 넣었다.
경매 초반은 잠잠했다. 세종텔레콤이 중도 포기한 1일 차(757억원)와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의 2파전이 시작된 2일 차(797억원)만 하더라도 입찰 경쟁은 뜨겁지 않았다. 하지만 경매가는 3일 차에 단숨에 617억원이 오른 1414억원을 찍었다. 4일 차에는 1955억원으로 점프했다.
5일 차인 이날도 50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
낙찰가인 4301억원은 최저 경쟁 가격인 742억원에서 무려 3559억원 오른 수준이다. 2018년 2000억원대 초반이었던 기존 통신 3사의 28㎓ 대역 주파수 낙찰가의 두배에 이른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경매 종료 후 입장문을 통해 "5G서비스 활성화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매를 이끈 한윤제 스테이지엑스 이사는 "처음부터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정해진 룰에 따라서 잘 대응을 했다"면서 "상당히 길고 힘든 경쟁이었는데 어쨌든 좋은 결과로 마무리가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카카오에서 계열 분리한 스테이지파이브가 주도하는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은 신한투자증권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 800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파수 경매에서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거액을 지출하게 된 만큼, 향후 기지국 설립 및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을지 우려도 커진다. '승자의 저주'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 이사는 "알려진 대로 자금 조달은 충분히 가능하고 경우에 따라서 또 추가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합작 법인 출시 시점에 관해서는 "과기정통부와 기간통신사업 요건을 협의해서 빠른 시일 내에 알리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경매가가 치솟으면서 재정 건전성 우려는 더 커졌지만, 일단 제 4이통으로 공인받는 자격을 획득한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는 시각도 있다.
경매에서 패한 윤호상 마이모바일 대표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며 빠르게 경매 장소를 빠져나갔다.
신규 사업자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는 3년간 6000대의 28㎓ 장비를 구축해야 한다.
스테이지엑스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에 따라 국가차원의 5G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스테이지엑스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의 '리얼 5G 서비스' 구현을 위해 28㎓ 핫스팟과 더불어 클라우드 코어망, 기존 통신3사 네트워크를 이용한 로밍을 통해 전국을 커버하는 5G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전략적 제휴 기업들과 함께 혁신적 요금제와 서비스를 설계·보급해 가계통신비 부담을 완화한다. 또 28㎓ 서비스 이용을 위한 단말기 보급을 위해서는 국내 대표적 사업자인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로 5G 28㎓대역을 지원하는 단말기를 보급할 계획이다.
28㎓ 기반의 5G 서비스를 위해 KAIST(한국과학기술원)와는 리빙랩 형태로, 연세의료원(세브란스)과는 디지털 기반 스마트병원 사업을 추진한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국내 주요 경기장 및 공연장과 협업해 실감형 K-콘텐츠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공항 등 다중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도 5G 서비스를 구현, 통신강국이라는 국가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입장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끝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신청법인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고, 28㎓ 대역 할당대상법인 선정이 마무리됨에 따라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조기안착하도록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