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통신사폰 말고 자급제폰 써요"…이유는?[손엄지의 IT살롱]

4명 중 1명은 자급제폰 사용…알뜰 요금제 이용자의 90%가 자급제폰
자급제 단말기 사전예약 시 할인 혜택…5G 단말기에 LTE 요금도 쓸 수 있어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판매대리점. 2021.5.28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과거에는 대부분 휴대폰을 살 때 통신사 대리점을 찾았다. 그곳에서 원하는 휴대폰을 선택하면 대리점이 추천해 주는 요금제와 약정 조건으로 개통했다.

그런데 지금은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해 본인에게 맞는 요금제를 찾아 개통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이통3사와 알뜰폰을 합친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자급제 단말 이용률은 25.9%를 기록했다. 4명 중 1명은 자급제폰을 쓰고 있다는 의미다.

알뜰폰 통신사의 등장은 자급제폰의 인기를 주도했다. 알뜰폰 통신사는 기존 이통3사의 사업자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품질이 비슷하면서도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알뜰 요금 이용자의 90%는 자급제 단말을 쓰고 있다.

통신사 대리점의 횡포에 지친 이들도 자급제 모바일을 찾고 있다. SKT, KT, LG가 만든 요금제를 2년 이상 써야 한다는 약정도 없고, 특정 요금제를 쓸 것을 강요받지도 않는다. 자급제 단말에 알뜰 요금제를 이용하면 해지 위약금도 없어 언제든 기기를 바꿀 수 있다.

통신사 대리점은 통신사 소속 회사가 아니라 본사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판매점이다. 당연히 통신사 정직원이 아닌 판매점의 직원이 일한다. 수익구조와 인센티브, 급여체계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들은 고객에게 최대한 이익을 뽑아낼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한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이 많은 어르신에게 사기를 쳤다는 대리점의 뉴스를 종종 접한다. 휴대폰을 공짜로 준다면서 가장 높은 요금제를 필수로 이용하도록 하고, 각종 부가서비스도 덕지덕지 붙인다.

자급제 단말을 이용하면 깔끔하다. 단말기 값을 한 번에 결제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이 역시 각자 카드 혜택을 이용하면 12개월 무이자 할부도 가능하다. 이통3사 판매점에서 휴대폰을 24개월 할부로 살 때는 5.9%의 할부 이자가 붙는다.

또 자급제 단말기는 사전예약 시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각 오픈마켓 혜택에 따라 8~10% 정도 할인받을 수 있고, 오픈마켓 자체 쿠폰까지 붙이면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이통3사향 스마트폰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때문에 출고가 이하로 판매할 수 없다.

자급제로 사면 5G 전용 단말기라도 더 저렴한 4G LTE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다. 통신사 판매점에서는 5G 요금제만 쓰도록 해 논란인 상황이다.

다만 자급제 단말기는 스스로 요금제를 선택하고 유심칩을 따로 사야 한다. 휴대폰을 중고로 사는 것도 여러 리스크가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 싫다면 통신사 직영 판매점에서 구입하는 게 낫다.

또 공시지원금이 높은 단말기를 사거나 애초에 비싼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라면 통신사 판매점의 혜택을 최대한 이용하는 게 낫다.

무조건 메이저 통신사를 이용하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자급제+알뜰폰' 조합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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