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AI 투자 비중 5년간 3배 확대…매출 25조원 달성"(종합)

"'AI 골드러시' 시대…빅테크 격전장서 'AI 개인비서'로 승부"
자체 경쟁력 강화 외 선도 AI 기업과 공동전선 구축

유영상 SKT 대표가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SKT 제공) 2023.9.26/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인공지능(AI) 피라미드'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최근 5년간 전체 투자 대비 12% 규모였던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33%로 약 3배 늘린다.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 달성이 목표다.

새로운 AI 기술 브랜드는 자사 핵심 AI 서비스 '에이닷'(A.)에 맞춰 '에이닷엑스'(A.X), 초거대언어모델(LLM) 이름은 'A.X LLM'으로 정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T타워 수펙스홀에서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첨단기술을 육성하는 'AI 인프라', 주요 사업에 AI를 접목하는 'AIX(AI 전환)',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는 'AI 서비스'가 골자다.

SK텔레콤은 AI 개인 비서를 표방하는 에이닷을 베타 공개 1년여 만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유 대표는 "현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2, 3개 구독하는 것처럼 3년 후엔 AI 개인 비서를 그렇게 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화 내용을 AI가 분석해 요약하고 대화 중 언급된 약속 등을 달력에 등록하는 'AI 전화' 기능이 대표적이다. 요약본 중 헷갈리는 부분은 통화 녹음 기능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국내 아이폰 사용자들의 애로사항 중 하나였던 통화 녹음이 일정 부분 가능해지는 셈이다. 양방향 순차 통역 서비스도 연내 이용이 가능해진다.

수면 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과 협업한 'AI 수면 관리', 에이닷과 대화로 나만의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는 'AI 뮤직' 서비스 등도 제공된다.

글로벌 시장도 겨냥한다. 지난 7월 도이치텔레콤, 싱텔 등과 결성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바탕으로 전 세계 45개국 약 12억명이 이용할 수 있는 개인 AI 어시스턴트(PAA)를 개발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미국 서부 개척 시대와 같은 'AI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며 "향후 10년 내 대부분의 빅테크(대형 첨단기술 기업)가 참여하는 'AI 개인 비서'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영상 SKT 대표가 26일 SK T타워 수펙스홀에서 열린 ‘SKT AI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키노트를 발표하고 있다. SKT는 이날 "과거 5년간 12% 규모였던 AI 관련 투자 비중을 향후 5년간 33%로 3배 확대해 2028년 매출 25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KT 제공) 2023.9.26/뉴스1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멀티 LLM 등 자사의 첨단 기술 역량이 집결된 AI 인프라 영역의 기술 혁신에 주력한다.

LLM 전략은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 수십 년간 축적해 온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자체 LLM을 고도화하는 한편 앤트로픽, 오픈AI,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굵직한 AI 플레이어들과 공동전선도 구축,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데이터센터 에너지 절감을 돕는 액침냉각 시스템, 수소 연료전지 등의 솔루션을 도입한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설립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차세대 추론용 AI 칩 'X330'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경쟁사 최신 추론용 모델 대비 연산 성능은 약 2배, 전력 효율은 1.3배 뛰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SK텔레콤은 AIX 일환으로 주요 사업 영역에 AI 역량을 접목한다. 대표 사례가 AI 고객센터(AICC)다.

마케팅, 고객센터에 AI를 접목하고 네트워크 인프라를 AI 기반으로 전환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현재보다 약 20~30%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SK텔레콤은 이 분야 선도기업 페르소나AI의 3대 주주이기도 하다.

유 대표는 "네트워크 투자의 전후방 효과도 물론 크지만 AI 투자는 그 효과가 훨씬 크다"며 "앞으로는 AI 전반에 투자하는 회사로 인식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cho8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