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통신 장애 멈춰"…화재에도 끄떡없는 재난로밍·와이파이
16일 LGU+ 대전 R&D 센터에서 통신 분야 '2022 안전한국훈련' 실시
재난안전통신망으로 소통…백업망·재난로밍·와이파이로 '지원사격'
- 윤지원 기자
(대전=뉴스1) 윤지원 기자 = #건물 내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일명 두꺼비집으로 불리는 수배전반에 불꽃과 연기가 피어올랐고 이로 인해 광케이블이 소손됐다. 화재로 인해 일부 대전 지역에서의 인터넷, 국제전화 등의 서비스가 끊겼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6일 대전 LG유플러스 연구개발(R&D)센터에서 유관 기관 합동으로 2022년도 안전한국훈련과 연계한 정보통신사고 위기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지난 2018년 통신 장애가 발생했던 KT 아현국사 화재 사건과 지난해 KT 네크워크 장애에 이어 지난달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 이후 통신 서비스 복원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진행됐다.
훈련이 진행된 LG유플러스 대전 R&D 센터는 지난 1992년에 준공된 연구시설이자 국가기반시설 및 A급 중요통신시설이다. 국제전화 및 유선전화 기능의 핵심국사인 LG유플러스 안양국사와 이원화 체계가 구성돼 있으며 기간전송망 및 인터넷망의 허브 역할을 담당한다.
화재가 발생하자 LG유플러스는 소방서, 경찰서, 한국전력 등 기관에 지원을 요청했으며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에 상황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유관기관은 재난안전통신망(PS-LTE)를 통해 소통했다. 이는 경찰, 소방 등 재난 관련 기관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LTE 기반의 통신망으로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지난해에 구축됐다.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로부터 현장 보고를 받고 상황판단 회의를 개시했고 이를 통해 '경계' 단계의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위기경보발령기준으로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총 4가지가 있다. LG유플러스 또한 전사 위기대응체계를 가동해 종합상황실과 지역대책본부를 꾸렸다.
이날 가상의 화재로 인해 인근 지역인 대전 유성구, 중구, 서구 일대에 가상의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지하에서의 화재는 인터넷과 IPTV 3만6000 회선, 인터넷 전화 1만7000 회선, 시내전화 2000 회선, 무선 기지국 578식에의 피해로 이어졌다.
전국 단위의 유선 인터넷 망 장애가 발생했을 때에도 타사 인터넷 망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신사 간에는 백업망이 구축돼있다. 이날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선 인터넷 장애 시에도 LG유플러스 가입자는 SK브로드밴드 망을 이용해 서비스를 정상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상의 통신 장애가 발생하자 LG유플러스는 '재난로밍'을 가동하고 '재난 와이파이'를 개방했다. 재난로밍은 무선망 장애가 발생했을 때 이용자가 기존 휴대전화 단말기로도 타 통신사 무선망을 통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다.
올해 도입된 '재난 와이파이'(Public WiFi Emergency)는 장애 상황에서 인근 지역 공공·상용 와이파이에 누구나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인터넷 장애로 영업에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스마트폰 테더링을 통한 카드결제서비스도 개시됐다.
이 가운데 광케이블 단선지점에는 긴급복구반이 투입됐고 화재가 발생한 지 50여분이 지나 통신 서비스가 완전히 복구됐다.
이날 훈련에 참석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함께 재난 와이파이, 이동발전차량, 소상공인 스마트폰 테더링 결제 서비스, 스마트 배전반 감시 시스템 등의 솔루션을 둘러보기도 했다. 이 장관은 발전차량의 최대 용량, 소상공인 결제 시스템의 홍보 현황, 솔루션의 가격 등에 관해 질문하며 유심히 둘러보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선보인 스마트안전솔루션에 대해서는 산업현장 곳곳에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스마트안전솔루션은 개인 및 업체별 안전 장구 체결율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솔루션이다.
이 장관과 황 대표는 훈련을 마친 후 대전 R&D 센터에 마련된 네트워크 안전체험관을 둘러봤다. 이곳에서는 네트워크 부문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추락, 지붕 미끄러짐 방지, 심폐소생술 등 통신업 특화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개관 후 협력사 포함 약 2500여명이 훈련을 받았으며 지난달부터는 외부 기관도 교육을 받고 있다.
이 장관은 "평소에 생각했던 통신망의 안정화라는 게 정말 무엇인지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런 그런 기회였던 것 같다"며 "이번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이원화를 어떻게 할 것인지 살펴보고 이용자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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