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심이몽]①'투넘버' 시대 열린다?…e심이 뭐길래
9월 1일부터 '내장형' e심 서비스 도입
다운로드 한번으로 두 개의 번호 사용 가능해져
- 정은지 기자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내달 1일부터 스마트폰 한 대로 두개의 번호를 쓸 수 있는 e심(eSIM)이 국내에 도입된다. 국내 도입은 다소 늦은 e심이지만 지난 2020년말 기준 전세계 69개국 175개 통신사가 도입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세로 자리 잡은지 오래다.
e심 도입이 결정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위한 제도적 개선 절차를 마쳤고, 이동통신사도 e심 서비스 출시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를 완료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중에서는 아이폰이 e심을 지원해왔으나, 이동통신사가 이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e심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한대로 두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게됐다. 예를들어 SK텔레콤을 사용하는 고객이 e심으로 부여받은 번호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등 저렴한 요금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심은 스마트폰 내장형이기 때문에 가로 6mm, 세로 5mm의 매우 작은 크기다. 유심 중 가장 작은 나노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내장형'인 e심은 단말기에 내장된 칩에 이용자가 QR코드 등을 활용해 통신사의 프로파일을 다운로드받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 유심(USIM)에서는 통신사업자가 미리 정보를 넣어놓고, 사용자가 유심을 구매하는 방식이었지만, e심의 경우 이용자가 통신사를 변경해 사용한다 하더라도, 변경할 통신 사업자의 유심을 구매하지 않고 통신사 프로파일만 다운로드 받아 이용하면 된다.
또한 듀얼심(e심+유심) 이용이 가능해 이용자 수요에 따라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일상용·업무용, 국내용·해외용 등 용도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어 단말기 비용이 절감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e심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이 기존 유심 가격 대비 저렴한 것도 특징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유심 가격은 7700원~8800원인 반면, e심 프로파일 다운로드 비용은 2750원이다. 다만, 재활용이 가능한 유심과 달리 e심은 현재 표준상 프로파일 재다운로드가 불가해 기가변경 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쓰던 유심만 다시 꽂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기변경이 잦은 고객이라면 발생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e심은 유심과 달리 물리적 삽입이나 교체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만으로 개통이 가능해 이용자의 비대면·온라인 개통과 통신사 간 이동이 편리하다.
과기정통부는 e심 도입으로 듀얼심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단말기 선택약정 요금할인 기준도 개정해 단말기 구입 후 첫 번째 회선과 추가 회선에도 선택약정 요금할인을 적용한다.
e심은 애플 아이폰의 경우 2018년 출시된 XS모델부터, 삼성전자는 이번에 출시하는 갤럭시폴드4·플립4 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통신사도 e심 출시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서버 확충 등과 같은 시스템 개선 작업을 마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번호를 분리해 사용할 수 있게된 만큼 소비자들의 편의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실제 얼마나 많은 사용자들이 e심을 사용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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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사용할 수 있는 'e심의 시대'가 오는 9월 열린다. 그러나 이동통신사(MNO)와 알뜰폰 업체(MVNO), 제조사, 이용자는 저마다 다른 시선으로 e심을 바라보고 있다. 이통사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면서도, 새로운 부가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알뜰폰 업체는 추가 회선을 통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개통이 쉬워져 이용자 편의성 개선이 기대되지만, 한정된 번호 자원을 두고 부작용 문제도 우려된다. 정체된 이통 시장에 e심은 새로운 물결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