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바꾼 디지코 KT]①"물 갖다줘" 요청에…5분뒤 호텔 문앞엔 '로봇'

로봇이 생수 등 호텔 편의용품 배송…프로포즈에도 활용
KT AI 호텔 서비스 77개 호텔 1만1109개 객실에 적용

편집자주 ...디지털 기술로 일상이 바뀌고 있다. 4년 전 기술 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전화 받는 인공지능(AI) 비서는 이미 소상공인을 위한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독거노인을 구한 AI 돌봄 서비스 도 인기다. 로봇은 카페부터 직장, 호텔까지 다양한 일상 영역에 스며들고 있다. 이 중심에 '디지코'(DIGICO, 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을 선언한 KT가 있다. 디지코 KT가 바꿔놓은 일상의 현장을 살펴봤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KT AI 호텔 로봇이 운영되고 있는 모습.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지니야 물 한 병 갖다줘."

"생수 한 개 요청하시겠습니까?"

밤 10시, 호텔 객실 담당 직원이 퇴근한 시간. 물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응답한다. 5분 뒤 호텔 문 앞에 나타난 건 로봇이다.

KT AI 비서 '기가지니'가 집을 넘어 다양한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다. AI 호텔은 KT표 디지털 플랫폼이 일상을 파고든 대표적 사례다. 특히 기가지니 솔루션과 로봇을 연계해 호텔 숙박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은 2018년 KT그룹 종합부동산 전문회사 KT에스테이트가 선보인 국내 최초 AI 호텔이다. 560개 객실에 모두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가 적용됐다.

이곳에서 호텔 로봇 서비스가 운영되는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으면서 호텔 로봇을 비롯한 AI 호텔 서비스 이용률이 늘고 있다.

최윤선 KT AI 홈 사업팀 과장은 "호텔 하우스키퍼가 퇴근한 후 로봇이 생수나 수건 등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특히 코로나19 시대가 되면서 객실 이용객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AI 호텔 로봇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용 '기가지니'가 배송 로봇의 도착 소식을 알리는 모습. ⓒ News1 이기범 기자
KT 호텔 로봇이 객실 앞으로 생수 한 병을 배달해줬다. ⓒ News1 이기범 기자

실제 호텔 로봇 사용법은 간단했다. 침대 옆에 놓인 화면 달린 AI 스피커 '기가지니'에 생수나 샴푸, 수건 등 편의용품을 음성 명령으로 요청하면 이를 로봇이 가져다주는 식이다. 화면상에는 로봇의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안내 문구가 제공된다. 로봇이 10분 이내 도착할 예정이라고 안내됐지만, 실제로는 약 5분 뒤 로봇이 문 앞에 도착했다.

문을 열자 수염 달린 자율주행 로봇이 대기하고 있었다. 로봇 상단에 부착된 터치스크린에 객실 번호를 입력하자 로봇은 입을 벌렸고, 그 안에는 생수 한 병이 들어 있었다. 임무를 마친 로봇은 객실을 떠나 알아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호텔 프런트 앞에 놓인 충전 거치대로 돌아갔다.

이 같은 호텔 로봇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봇을 이용해 프로포즈한 사례도 있다. 미리 준비한 꽃과 선물을 호텔 측에 요청해 로봇이 물병이 아닌 사랑을 싣고 오도록 활용한 사례다.

임무를 마친 호텔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News1 이기범 기자

이 밖에도 호텔에 특화된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객실 내 조명이나 냉난방 온도 조절, 커튼, TV 등을 제어할 수 있다. 부대시설 위치 등 호텔 서비스 가이드, 호텔 인근 정보 등도 제공하며, 지니뮤직, 유튜브 등의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외국인 투숙객을 위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KT는 자사 AI 호텔 서비스의 특장점으로 △국내 유일 호텔 전용 AI 음성 인식 솔루션 △어메니티 등 비대면 서비스 요청 △지니뮤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 △프론트 데스크 등 통합 관리 솔루션 △한·영·중·일 4개 국어 지원 △호텔 비용 절감 및 서비스 업데이트 등을 내세우고 있다.

KT에스테이트가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에서 진행한 자체 설문 결과에 따르면 AI 호텔 이용을 경험해볼 가치가 있다는 질문에 응답한 투숙객 중 79.8%가 그렇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질문에는 79.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윤선 과장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AI 호텔 서비스는 조명 등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하는 기능"이라며 "숙박객 입장에선 수영장 위치나 조식 시간 등 간단한 질문을 프런트에 전화하지 않고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고, 호텔 입장에선 일손을 덜 수 있어 질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KT는 국내 1위 숙박 플랫폼 야놀자와 함께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객실 제어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호텔 직원은 스마트폰으로 객실 관리 시스템에 접속해 객실 상태 점검, 에너지 관리 등을 할 수 있다.

KT AI 호텔 서비스가 처음으로 적용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News1 이기범 기자

현재 KT AI 호텔은 올해 6월 기준 77개 호텔의 1만1109개 객실을 수주했으며, 이 중 48개 호텔 3935객실에 상용화됐다. 노보텔 앰배서더를 비롯해 안다즈, 소피텔 등 글로벌 체인 호텔에서도 KT AI 호텔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AI와 음성 명령, 로봇이 결합한 호텔 서비스는 KT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다"며 "앞으로도 KT의 플랫폼 기술과 호텔 업계 트렌드를 접목해 투숙객을 위한 KT AI 호텔 서비스와 호텔 디지털 전환(DX) 사례를 지속 발굴할 것"이라고 밝혔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