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생산성 높여야 한국경제 살아난다"…경제석학 머리 맞댔다

28일 중기중앙회에서'한국경제학회 정책컨퍼런스' 개최
"보조금 지원 도움 안 돼"…"공급망 지도 만들어야" 제언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 정책 컨퍼런스'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침체된 한국 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전체 기업의 99%, 노동 인력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경제학회 정책컨퍼런스'가 열렸다. 한국경제학회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이 처음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경제학 관련 교수, 연구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경제 역동성 제고를 위한 중소벤처기업 정책'을 주제로 글로벌 공급망의 현황과 방향, 중소기업의 역동성 등 다양한 중소기업 정책 전략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오영주 장관 "경제 석학 머리 맞대면 난제 풀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한 오영주 장관은 "침체된 한국 경제의 과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라며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동과 자본, 생산성의 균형적 발전이 필요하지만 노동과 자본의 증가는 한계를 맞닥뜨렸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생산성을 높이느냐에 우리 경제의 향방이 걸려 있다"며 "이는 투입 요소의 질과 생산 구조는 물론 사회 인프라 혁신까지 요구하는 아주 어려운 함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콘퍼런스에서 어려운 난제를 풀기 위한 우리나라의 경제 석학분들이 지혜를 모아주신다면 중기부에도 좋은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첫 번째 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 정책 컨퍼런스'에서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김홍기 한국경제학회장도 우리나라의 저성장과 양극화가 중소기업의 낮은 생산성이 주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나라의 장기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고 저출생 고령화로 더 낮아질 전망"이라며 "소득과 부의 양극화가 심화해 사회 통합도 저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생산성을 OECD 평균 수준으로만 끌어올려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40%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도 있다"며 "오늘 콘퍼런스를 통해 연구력이 뛰어난 경제학자들이 중소기업 연구에 많이 뛰어들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고 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조금 아닌 R&D 지원해야" "공급망 지도 국가적 구축 필요"

이인호 한국경제학회 명예회장은 침체된 한국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시장 경쟁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혁신과 상생의 조화' 주제 발표에서 "한국경제는 지속적 혁신으로 세계 10위권에 진입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이 정체되면서 성장률이 하락해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다"며 "삶의 질은 개선되었으나 높은 불평등 문제가 커지면서 정부 개입과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시장의 경쟁보다 더 나은 대안은 없으며 이를 통해 혁신을 촉진하되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승자와 패자에게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면서 혁신을 제약하지 않는 최적 상생 수준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망의 현황과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김세직 서울대 교수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 등을 대비하기 위해 '한국 GVC(글로벌 공급망) map'을 국가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 중소기업이 번성하는 공급망에 속하는지 쇠퇴하는 공급망에 속하는지에 따라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가 가장 필수적인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현재 속한 공급망과 경쟁사가 속한 공급망, 미래에 속할 수 있는 공급망 등을 데이터 베이스화해 향후 어떤 전략을 펴야 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역동성'을 주제로 발표한 이윤수 서강대 교수는 정부의 일방적인 보조금 정책이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단순한 보조금보다 R&D를 통한 생산성 향상과 저성과 기업의 퇴출을 지원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성장 지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생존이 아닌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선택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