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K-중기, 돌아온 트럼프에 위기…"통상협의체 구축해야"
美 보편관세 부과시 한국 총 수출 222억~448억 달러 감소
엄부영 연구위원 "통상환경 변화로 애로 많아질 것…협의 채널 필요"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정책 추진을 시사하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그중에서도 대외충격에 취약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는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 소상공인의 애로를 수렴하고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통상 협의체'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9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열린 '美 대선 결과에 따른 중소기업의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엄 위원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우선주의에 기반해 △보호무역주의 정책과 △대중국 견제 정책 △강력한 이민정책 △전반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 추진을 시사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의 일환인 보편관세(10~20%)를 부과하면 한국 총수출이 222억~448억 달러 감소하고 실질GDP는 0.29~0.67%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한국 중소기업의 최대 수출국이다.
엄 위원은 대외의존도가 높고 대외 충격에 약한 한국의 중소소상공인의 피해가 특히나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소기업에 끼칠 영향으로는 △보편관세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 △대중 규제로 인한 중 과잉생산 물량의 국내 시장 유입(경쟁 심화) △자국 중심주의적 육성에 따른 미 시장 내 창업 어려움 △재정확대 기조로 인한 금리상승 등 비용 확대 등을 점쳤다.
엄 의원은 "보편관세 부과시 미 시장내 국내 중소기업 반도체·장비의 가격경쟁력이 하락할 우려가 있으며 대중 첨단기술 수출통제 범위를 확대할 경우 이에 연관된 다수 반도체, 장비 중소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면 중국의 범용 소재 등 수출통제 가능성이 높아져 중소기업의 중간재 수입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엄 의원은 트럼프 당선에 곧바로 대응하고 나선 유럽과 중국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수출 품목과 국가 다변화를 통해 수출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상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소상공인의 애로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협의 채널의 하나로 '통상 협의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엄 의원은 "현재 유럽은 전담 대응팀에서 미 대선 영향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관세부과 대상 수입품 리스트를 만들고 있다"라며 "중국은 원자재 공급망 압박 가능성에 대비해 원자재 비축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수출) 주요 품목들의 국가별 수출 경합도 분석을 통해 전략 품목과 국가를 정의해 매칭하고 품목별·국가별 맞춤형 지원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라며 "매년 경제안보 관점에서 지원 물품과 국가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美 시장 진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트럼프의 이민정책과 맞물려 발생할 진입 애로를 외교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기업과 조인트 벤처 등 공동출자법인을 설립하는 등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수출 활성화 지원도 당부했다. 엄 의원은 "소액물품 무관세(드 미니미스) 폐지 시 발생할 수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전자상거래 상의 피해 대비를 지원해야 한다"라며 "역직구몰 시장을 EU 등으로 다변화하고 판매성과를 중심으로 국가별 마케팅, 라이브판매방송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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