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만난 중소기업계 "비 올 때 우산 뺏기 안 돼…협력 기대"

중기중앙회, 금감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 개최
예대금리차 개선 등 금융 관련 건의사항 전달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그간 고금리에 시달려왔던 중소기업들이 금리인하 시기가 도래했음에도 여전히 예대금리차가 큰 상황에 대해 개선을 호소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해 힘없는 중소기업에 '연대보증'을 서도록 하는 관행도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중소기업계와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초청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복현 금감원장을 비롯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문 회장은 "금감원장이 '은행이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며 "이와 관련해 몇 가지 건의를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 인하에도 확대된 예대금리차 개선 △부동산 PF 관련 하도급업체에 불리한 연대보증 문제 개선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을 통한 은행 상생문화 조성 등을 요청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3.50%이던 기준금리를 3.25%로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 신규취급액 기준)는 7월 0.65%포인트에서 8월 0.73%포인트, 9월 0.83%포인트 등으로 되레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앞서 임원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로 경제주체가 금리부담 경감 효과를 체감해야 하는 시점에서 예대금리차 확대로 (금리 인하 체감효과가) 희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은행들에게 경계의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은 허리가 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고금리 상황을 간신히 버티며 '금리인하' 시점만 기다려왔는데 시중은행의 금리는 오히려 더 오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부실 부동산PF로 인한 손실도 연대보증 등으로 중기계가 나눠지고 있다.

김기문 회장은 이날 이 원장에게 이같은 중기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비 올 때 우산을 빼앗는' 행태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이다.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금융권 대출 및 보증제도 개선 △자동차 보험 및 화재 보험 제도 개선 △핀테크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 회장은 "지난 중앙회장 임기 때 은행들의 '꺾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금감원과 협력한 기억이 난다"며 "오늘 간담회를 계기로 중기중앙회와 금감원 간 협력 채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중기중앙회장과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 한병준 한국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재광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양승용 한국자동차검사정비사업조합연합회장, 장성숙 우신피그먼트 대표이사, 문경록 뉴지스탁 공동대표,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 등 8명이 자리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