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과 AI가 농사 짓는다"…'K-농슬라' 대동, 농민 사로잡다
대구에서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자재 박람회' 개최
대동, VR 체험존 운영해 자율주행 농기계 경험 제공
- 이정후 기자
"아래를 봐주세요. 손을 안 대고 있는데 이앙기가 앞으로 가고 있죠? 뒤를 보시면 모종은 자동으로 심어지고 있어요."
(대구=뉴스1) 이정후 기자 = 대동(000490) 관계자의 설명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쓴 오부택(70·가명) 씨의 고개가 위아래로, 앞뒤로 움직였다.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대동의 이앙기를 VR기기로 체험한 오 씨는 "날이 갈수록 농사가 힘에 부치는데 자동으로 운전해 준다고 하니 편하고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30일 대동이 국내 최대 규모인 '대한민국 국제 농기계자재 박람회'(KIEMSTA, 키엠스타)에 참가해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이앙기·트랙터·콤바인 등을 선보였다. 이날 대동은 운반로봇·방제로봇·스마트팜 등 미래 농업 청사진도 함께 제시했다.
대동은 30여개국 450여개 업체가 참가하는 이번 박람회에서 손에 꼽히는 규모로 부스를 마련했다. 594제곱미터(약 180평) 규모의 부스는 오전 개막식 이후 전국에서 온 농민들로 매우 붐볐다.
대동은 '미래농업 리딩 기업 대동, AI 기술과 로보틱스로 한발 앞서갑니다'라는 주제로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크게 △스마트 농기계 존(Zone) △AI 로보틱스 존 △스마트 파밍 존으로 구성해 현재 농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기기부터 상용화를 앞둔 미래 기기까지 공개했다.
부스 입구에는 142마력의 트랙터(HX1400)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사람 키보다 훨씬 큰 트랙터에는 대동 부스를 찾은 농민들이 저마다 탑승해 제품 설명을 들었다.
이날 대동은 이앙기·트랙터·콤바인으로 이어지는 농기계 3종에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실제 주행을 할 수 없는 것을 고려해 '자율작업 VR 체험존'을 마련해 운영했다.
VR 체험존을 통해 관람객들은 자율주행 세팅부터 주행, 작업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앞서 VR기기를 착용하고 자율주행을 체험한 오 씨는 "자율주행에 대해 듣기만 했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됐다"며 관심을 보였다.
부스 한편에 마련된 AI 로보틱스 존에는 과수원에서 활용되는 농업용 로봇인 운반로봇과 방제로봇이 전시됐다.
특히 과수원 농가에서 활용도가 높은 운반로봇은 관련 종사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작업자의 조작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으로 자율주행과 유선추종운반로봇 두 가지로 제작됐다.
유선추종운반로봇의 경우 작업자가 기기에 연결된 선을 잡아끌기만 하면 작업자 뒤로 따라와 운반 작업을 도왔다.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기능은 좁은 과수원 경작지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영천시에서 포도밭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 농부 A 씨(29)는 "일반적인 농기계 회사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능들이 많이 탑재 것 같다"며 "특히 360도 회전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부스의 또 다른 공간에는 스마트 파밍존이 마련돼 대동의 미래 사업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곳에는 가정용·상업용 AI 식물 재배기가 자리했다.
AI 식물 재배기 안에는 바질, 방울토마토 등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었다. 특히 대동이 서울대학교 원예과 등 외부 기관과 함께 품종을 개량한 식물 '이고들빼기'는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대동 부스를 방문해 운반·방제로봇과 스마트 파밍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박람회에는 TYM, LS엠트론 등 다수의 국내외 농기계 업체가 참가했다. 자율주행 농기계부터 기존 트랙터에 부착할 수 있는 자율주행 키트까지 AI와 자율주행에 관련된 상품이 다수 공개됐다.
lee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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