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역직구 시장 잡자”…이커머스 확대에 사업 키우는 물류사

CJ대한통운·한진, 글로벌 물류 확대에 실적 확대
스타트업도 뛰어든 물류…협력·IT 기술로 성장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공항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관세 주무관들이 직구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접구매(직구)와 해외 소비자의 국내직접구매(역직구) 규모가 확대되면서 물류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한 대기업부터 IT 솔루션을 중심으로 물류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까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 확대에 따른 산업의 성장세가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31일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조사에 따르면 2014년 1조 6000억 원 규모였던 해외직구 규모는 지난해 6조 7000억 원으로 4.1배 증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 해외직구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2조 원을 기록해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역직구 규모는 7000억 원에서 1조 7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다만 2019년 6조 원 규모였던 것을 고려하면 시장이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역직구 시장 1위였던 중국의 영향력이 감소한 결과로, 업계는 두 번째로 큰 미국 시장에 집중하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CJ대한통운 인천 GDC 오토스토어를 참관하고 있다.(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 '글로벌' 사업 쑥쑥…역직구 물량도 증가

직구·역직구 시장이 커질수록 화물의 이동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고객사의 제품을 보관하고 운송하는 물류 업계는 국가 간 전자상거래(CBE, Cross Border E-commerce) 시장에서 사업 성장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운송업체 CJ대한통운(000120)은 올해 2분기 실적 중에서 CBE 매출이 포함된 '글로벌' 사업 부문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여기에서 CBE 실적은 직구·역직구·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 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포함한다.

올해 2분기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액은 1조 123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치다. 택배·계약물류(CL)·건설 등 다른 사업 부문보다 성장 폭이 더 컸다.

해당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185억 원으로 타 사업 부문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직구와 역직구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CJ대한통운이 소화하는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직구·역직구에 따른 CBE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다.

해당 성장세는 처리 물량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1분기 CJ대한통운의 직구 관련 물동량은 약 518만 박스에 불과했으나 올해 하반기에는 약 1372만 박스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역직구 물량도 올해 2735톤을 기록했다.

CJ대한통운은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수주로 해외직구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일본·동남아시아의 현지 라스트마일 물류파트너와 협력해 역직구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진 인천공항 GDC 외경(한진 제공)

한진, 올해 10월 누적 직구 물량 1000만 박스…3배 증가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한진(002320)도 해외직구 물량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부문의 호조세로 성장했다.

해당 사업 부문의 세부 매출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한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해외직구 물량과 포워딩(화물 운송 및 통관) 물량 증가로 실적이 개선됐다.

구체적으로 올해 10월까지 누적 직구 물량은 1000만 박스 정도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배 증가한 수치다.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한진의 직구 처리 물량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4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자유무역지역 내 GDC를 확장하기 시작한 한진은 현재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시범 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월 110만 박스 규모의 처리량은 이후 월 220만 박스로 늘어날 전망이다.

인천광역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직구물품들이 쌓여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문 업체와 협력해 밸류체인 구축…스타트업도 물류한다

물류 스타트업들의 사업 확장도 눈에 띈다. 대기업처럼 자체 물류센터를 보유하지 않아도 창고 업체들과 협력해 일정 공간을 확보하고 자사의 IT 기술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콜로세움코퍼레이션은 국내외 44개소의 물류센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관세사, 포워딩 업체, 글로벌 운송사 등 다양한 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 개발 통합 물류솔루션 '콜로'(COLO)를 통해 재고·배송 관리를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직구·역직구 시장의 성장에 따라 해외 거점 확대 등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물류 플랫폼 아르고 운영사 '테크타카'는 국내 8곳, 해외 2곳의 물류창고를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과정은 '아르고' 플랫폼을 활용한다.

특히 미국의 아마존 풀필먼트센터를 이용하고 있는 2곳은 국내 고객사의 제품을 보관한 뒤 현지에서 배송하는 역직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경을 넘나드는 이커머스 시장은 2021년 대비 84% 증가한 2026년 17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등 여러 이벤트로 글로벌 물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업계가 시설투자를 늘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