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지원금 짤린 팁스 기업…66%는 전담은행서도 대출 막혀

(서울=뉴스1) 이정후 기자 =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으로 지원금 지급이 중단된 팁스(TIPS) 선정 기업들이 중소벤처기업부 안내에 따라 R&D 전담은행에 대출을 신청했으나 신청 기업의 65.8%가 대출을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정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기부로부터 제출받은 '팁스 지원금 미지급 기업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중소기업 R&D 전담은행에 접수된 팁스 기업의 대출 신청 건수는 187건이다. 이 중 34.2%인 64건만 대출이 실행됐으며 65.8%인 123건은 대출이 거부됐다.

팁스는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대표적인 기술창업육성 프로그램이다. 민간 투자사가 창업기업에 선투자하면 중기부가 R&D 자금을 최대 5억 원까지 매칭 지원한다.

하지만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팁스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예정된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팁스 기업들은 정부가 일정 부분을 보증하는 '팁스보증대출'을 신설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중기부는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팁스 기업들을 대상으로 중기부 R&D 전담은행을 통해 대출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으나 많은 기업의 대출 신청이 거부된 상황이다.

김정호 의원은 "팁스 사업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있어도 돈이 없어 사업을 현실화하기 어려운 스타트업에 마중물을 제공하는 호평 받던 사업인데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며 "중기부의 대책도 형식적인 대응에 그쳐 팁스 관련 기업들이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들이 당장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도록 정부보증대출을 포함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팁스 운영기관인 한국엔젤투자협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원금 지급 중단으로 어려움에 팁스 기업은 719개로 미지급 금액은 총 697억 원이다. 기업당 평균 9704만 원으로 중기부가 밝힌 4000만 원의 두 배 규모다.

또 719개 기업 중 상황이 어려워 하반기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를 노력 중인 기업은 218곳(30.3%),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사업 영위가 불가능한 기업은 16곳(2.2%)으로 조사됐다.

leej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