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백화점' 또 지적받은 공영홈쇼핑…오영주, 회초리 드나

국감 지적 반복되면 주무부처 '관리책임'도 벗기 어려워
오영주 장관 "제대로 된 공공기관 자리잡도록 책임질 것"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다.2024.10.7/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비위 백화점'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공영홈쇼핑이 올해도 '기강 해이'로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공영홈쇼핑의 '기강'을 잡아야 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공영홈쇼핑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지만 '주의'만 내렸다. 결국 올해 국감에서 똑같은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중기부의 보다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국회와 관가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에 대한 중기부의 감사가 또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국정감사에서 공영홈쇼핑의 방만 경영 및 비위행위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기에 중기부가 감사를 실시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2일 진행된 중기부 산하기관 국감에서는 공영홈쇼핑의 △방송 몰아주기 △적립금 유용 의혹 등 회계 부정 △간부들의 근무태만 △납품업체로부터 해외여행(향응) 수수 △젖소 불고기 오명을 쓴 뉴월드통상과의 유착 의혹 등이 각종 지적이 쏟아졌다.

그중 뉴월드통상 유착 의혹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적들은 모두 올해 국정감사에서 새롭게 지적을 받은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방송 몰아주기 의혹의 경우 지난 9월까지 351개 업체가 6503회 방송을 진행했는데, 이 중 상위 10개 업체의 비율이 70%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공영홈쇼핑의 방송 몰아주기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되고 있는데 편성 몰아주기가 왜 고쳐지지 않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최근 5년간 누적 적립금이 1245억 원에 달하는데, 그중 55.7%, 694억 원이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공영홈쇼핑은 사용되지 않은 적립금을 '수익금'으로 올려 회계처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근무태만도 도마에 올랐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제보를 받았는데 (간부들의) 출근 체크가 엉망이다. 실장이 안 왔는데 팀장이 출근 등록을 한다. (이런 분위기가) 만성화됐다"라며 "심지어 내부 직원이 납품 제조업체와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이는 모두 내부임직원행동강령에 위배되는 일이나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SNS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회 지적에 대해 오영주 장관은 "공영홈쇼핑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이익 창출을 돕는 제대로 된 공공기관으로 자리잡도록 챙기겠다"고 했다.

업계는 이번에도 중기부가 공영홈쇼핑에 대한 기관감사를 시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중기부 감사가 공영홈쇼핑의 방만경영을 '발견'은 했지만 바로잡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실제 중기부는 지난해 국정감사 지적을 수용해 공영홈쇼핑에 대한 감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감사를 통해 '방송 몰아주기' 지적이 사실로 확인됐다.

하지만 중기부는 국회의 지적사항을 감사로 확인하고도 '앞으로는 특정 업체에 몰아주기를 하지 말라'는 수준의 '주의 통보' 정도만 조치했다. '몰아주기에 관여한 자는 누구인지' 등 비위가 행해진 해당 업체와 공영홈쇼핑의 관계성은 파악하지도 못했다.

시정 사항에 대해서도 중기부는 공영홈쇼핑에 개선안 등 답변을 요구한 것 외에는 다른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통상 감사에 따른 주문은 통보, 개인 경고, 기관 경고, 개인 주의, 기관 주의, 경징계, 중징계 순으로 수위가 높으며 사안에 따라 그외 수사의뢰 등을 주문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당시 '맹탕감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본지 5월 8일자 [단독]중기부, 공영홈쇼핑 '몰아주기 의혹' 맹탕 감사…주의 통보 그쳐 기사 참조)

업계에서는 중기부가 공영홈쇼핑 조직 정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기부가 공영홈쇼핑의 기강 해이를 심각한 수준으로 인지하고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라며 "감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번처럼 책임자가 사라지기(해임) 전에 제대로 조사를 해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표 선임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공영홈쇼핑은 김영주, 이종원 상임이사가 대표이사 공동직무대행을 맡아 이끌고 있다. 조성호 전 대표는 9월 임기가 만료되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