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조기업인데…우리도 '점프업' 대상이 될까요?"[Q&A]

중기업 기준 넘었다면 업종 무관…뿌리기업도 지원 가능
'오픈 바우처' 3년간 최대 7.5억 지원…유동적으로 사용

ⓒ News1 DB

#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기계 장비를 만드는 전통 제조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 매출액 1000억 원이 안 되는 중소기업인데요. 이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서 기업을 키우고 싶은데 저희 회사도 중견기업 '점프업 프로그램' 대상이 될까요?

(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중소벤처기업부가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인 '도약(점프 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7일 발표했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현상' 등으로 전세계 경기가 위축되고 경제 전반의 역동성이 떨어지다 보니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은 더욱 힘을 잃어가는 상황입니다.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8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중소기업이 활력을 잃는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내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죠.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대기업은 모아둔 자금이나 그간 갈고 닦아온 기술력으로 위기를 타개해 나갈 체력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작은 '물꼬'가 막혀 이를 실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피터팬 증후군'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중소기업일 때만 받을 수 있는 세제혜택이나 정부 지원 사업이 많다 보니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는 현상을 일컫는데, 이번 정책은 이런 피터팬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기도 합니다.

정부도 그간 중소기업 육성을 꾸준히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100곳을 특정해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정부는 점프 업 프로그램 대상 기업 100개사를 뽑을 예정이에요. 선정된 기업에는 전문가들의 컨설팅은 물론 3년간 최대 7억 5000만 원의 '오픈형 바우처'가 발급돼요. 그 안에서 식사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는 스케일업을 위한 모든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요.

금융지원도 보다 적은 부담으로 받을 수 있어요. 중기부는 최대 200억 원 한도의 특례보증을 지원하고 연구·개발(R&D),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자금도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폭넓게 지원할 예정이에요.

이번 프로그램은 여타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처럼 특정 산업이나 업종에 창업 기업 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중소기업 전체가 참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문답 형식으로 좀 더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 점프업 프로그램 선발 기업의 조건이 궁금해요.

▶ 점프업 프로그램 대상 기업은 중기업과 중견후보기업이에요. 중기업과 중견후보기업은 현행법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는데 업종별로 기준이 조금씩 달라요.

예컨대 전자장비 제조업의 경우 연 매출이 120억 원을 초과하면 중기업으로, 1000억 원 이상이면 중견후보기업으로 봐요. 정보통신업은 50억 초과 시 중기업, 550억 원 이상일 시 중견후보기업에 해당합니다.

- 그러면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업종에는 전혀 제한이 없는 건가요?

▶ 이번 프로그램은 업종에 대한 제한은 전혀 없어요. 아기·예비유니콘 사업은 창업기업, 초격차 1000+ 사업은 초격차 10대 분야 영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등 수요 기업들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점프업 프로그램은 모든 분야의 중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어요.

다만 중견기업으로의 '스케일업'을 지원하는 사업인 만큼 고부가가치를 가지고 발전가능성이 높은 분야와 기업군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예정이에요.

하지만 전통 산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해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에요. 중기부는 급변하는 경제환경을 고려해 기존 표준산업분류가 아닌 유망 산업분야로 기업들을 재분류해서 참여기업을 선발할 예정이에요.

예를 들어 산업기계 장치용 모터를 제조하는 뿌리기업일지라도 전기차 전용 모터 제조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충분히 100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될 수 있어요.

업종별 중기업과 중견후보기업 기준.(중소벤처기업부 제공)

-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 받게 되는 '오픈 바우처'는 어디에 쓸 수 있는 건가요?

▶ 말 그대로 사용 목적이 열려 있는(Open) 바우처예요. 기존 바우처는 사용처가 정해져 있었다면 점프업 프로그램의 오픈바우처는 인건비, 식비 등 미지원 서비스만 아니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단 점프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만큼 스케일업 추진에 직접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이어야 해요. 신제품 설계나 시뮬레이션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이라든가 기술이전 서비스, 해외인증 서비스를 받을 때도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어요.

각종 사업화 비용의 70%까지 매년 2억 5000만 원, 3년간 최대 7억 5000만 원을 쓸 수 있는데요. 만약 1년차에 2억 5000만 원보다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면 유동적으로 최대 금액 안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 전문가들의 컨설팅 등 맞춤형 지원에 눈길이 가네요. 컨설팅 비용도 바우처를 활용해야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중기부는 컨설팅 따로, 오픈 바우처는 그 외 비용으로 쓸 수 있도록 정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예산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사안인데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올해 말쯤엔 세부적인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보여요.

- 정책은 발표됐는데 언제부터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 먼저 점프업 프로그램 사업 공고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예정이에요. 참여기업 선발은 오는 2025년 초에 완료될 전망입니다.

선정 기업은 이후 3년 동안 각종 지원을 받게 됩니다. 정책자금 융자 공고와 기술보증기금의 특례보증 지원, 중견도약 스케일업 펀드 운영 등은 2025년 상반기부터 진행할 예정이에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과 연계한 정책펀드, 수출금융 지원도 사업 첫해인 내년부터 지원될 계획입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