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앞둔 여행객 노렸나…티메프, 6월부터 행사 쏟아냈다

여름 휴가 앞둔 여행객들, 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피해 속출
소비자원 접수 분쟁조정만 3340건…"8월 피해규모 더 커질 것"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면세점이 출국하려는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휴가철이잖아요. 가족들이랑 해외여행을 가려고 미리 할인 프로모션 기간에 싸게 예약해 놓았죠"

티몬과 위메프(티메프)가 휴가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벌여 여행사와 여행상품 구매객의 피해를 키웠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지난 6월부터 여행 관련 프로모션을 쏟아냈다.

티몬은 지난 7월 3일부터 31일까지 국내외 바캉스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썸머 브레이크' 특별전을 진행했다. 특별전을 통해서는 카테고리별 상품기획자(MD)들이 매일 새롭게 큐레이션한 특별 상품을 특가에 선보였다.

대표 상품은 △빈펄 나트랑베이 vs 윈덤가든 풀빌라 자유여행 3박5일 △세부 윈리치 호텔 vs 보홀 알로나스윗 리조트 실속·프리미엄 패키지 4·5일 등이다.

같은달 4일부터 10일까지는 인기 관광지 입장권을 판매하는 '투어패스 단독 특가 기획전'을 진행했다.

7월에는 또 홍콩관광청과 항공권을 반값에 판매하는 행사도 열었다. 티몬은 7월 19일부터 31일까지 홍콩관광청과 ‘Somewhere in HONG KONG’ 프로모션을 열고 홍콩 왕복 항공권과 인기 호텔을 역대급 특가에 선보였다.

위메프에서는 휴가 준비를 일찍 시작하는 '얼리버드 고객'을 겨냥해 6월부터 다양한 여행 상품을 프로모션가로 판매했다.

위메프는 6월 4일 해외여행 테마로 베트남을 선정하고 여행상품을 최대 20% 할인 판매했다. 대표 특가상품은 여행자보험을 포함한 다낭 왕복 항공권, 멜리아 빈펄 다낭 리버프론트, 베트남 대표 테마파크 바나힐 썬월드 입장권 등이다.

업계는 티몬과 위메프가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6~7월 여행상품을 대거 할인 판매한 탓에 관련 소비자와 업계 피해가 특히 크다고 분석한다.

티몬·위메프 미정산 피해 판매자들이 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서 큐텐 구영배 회장과 목주영 대표, 티몬 류광진 대표, 위메프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고소하기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News1 장수영 기자

6~7월분 티메프 여행사품 판매액 미지급 규모는 1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성수기인 8월분은 20~30% 많을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접수된 티몬·위메프 관련 분쟁조정 신청 결과, 여행·숙박·항공권 관련 신청 건수는 3340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6~7월은 원래 휴가, 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시즌이다. 이 시기 티몬과 위메프가 프로모션을 한다는 소식이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이를 보고 예약한 고객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여행상품의 경우 객단가가 크고 정산 주기가 길다는 점 역시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다.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 주기는 최장 75일이며 여행 상품의 경우 익월 정산 기한에 맞춰 정산금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가령 한 소비자가 8월 태국으로 가는 패키지 상품을 6월에 결재한 경우, 여행사는 출발 이후인 8~9월에 정산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즉 미리 구매를 유도하게 되면 티몬과 위메프는 출발 전까지 길게는 몇달까지도 판매대금을 정산하지 않고 가지고 있을 수 있다"며 "또 패키지 여행을 구매하는 사람들의 경우 가족 단위가 특히 많고 한 사람당 100만~200만 원씩만 잡아도 4~5명이 가게 되면 구매단가만 400만~1000만 원에 이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해 피해를 본 소비자와 판매자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서울 마포구 한국여행업협회 회의실에서 '티메프 정산지연 관련 여행업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엔 티몬·위메프에 상품을 공급해 온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교원투어, 롯데제이티비, 한진관광, 인터파크트리플, 온라인투어 등 9개사 여행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