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초파리 걱정 제로"…휴롬, 2세대 음식물처리기[써봤구용]
120도 고온에서 건조 후 분쇄…부피 최대 96% 감량
이중 잠금으로 안전하게…악취·초파리 걱정 OUT
- 이민주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과일 껍질 처리에 딱…초파리 걱정 없으니 너무 좋네"
찌는 듯한 더위와 하늘이 무너진 듯 쏟아지는 장맛비가 번갈아 이어지는 여름. 불쾌지수가 치솟는 이 계절을 마냥 싫어할 수만은 없는 이유는 무더위를 잊게 만드는 제철 과일들 덕분이다.
퇴근하자마자 에어컨을 '파워냉방'으로 가동하고 냉장고에 넣어둔 시원한 수박을 한 입 먹으면 '이 맛이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빨갛게 잘 익은 수박의 달콤한 과육을 먹기 위해서는 딱딱하고 질긴 초록빛 껍질을 일일이 썰어내는 수고를 해야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손질 후 쌓인 수박 껍질을 '음쓰봉'(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담아 내놓는 일 역시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어쩌다 뾰족한 껍질 모서리에 봉투가 찢기면 바닥은 온통 끈적한 '수박물'로 흥건해진다.
수박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는 초파리와의 전쟁도 필수다. 수박 껍질로 절반쯤 찬 음쓰봉을 바로 버리기 아까워 밀봉해 봐도 어느새 초파리가 눈치를 채고 봉투 위를 점령한다.
여느 때처럼 수박을 손질하던 여름의 어느 날, 수박물로 흥건해진 도마 주위를 닦다 그 옆에 쌓인 수박 껍질을 보고 '음식물처리기를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음식물처리기를 고른 기준은 두 가지다. 첫째는 '처리 방법이 건조 분쇄식일 것'이고 두 번째는 '직접 써본 브랜드의 제품일 것'이다.
음식물처리를 구매하려고 보니 처리 방법이나 설치 형태에 따라 크게 '싱크대 설치형'과 '미생물 발효형' 그리고 건조 분쇄형'의 세 가지로 나뉘어 있었다.
거주 중인 공동주택의 규정에 따라 싱크대 설치형은 집에 설치가 불가능했다. 배관막힘이나 역류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도 꺼려졌다. 미생물 발효방식은 친환경적이기는 하나 미생물을 잘 관리할 자신이 없었고 자주 섭취하는 음식을 고려했을 때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미생물 발효형은 매운 음식 등은 분해하지 못한다.
건조 분쇄형은 음식물쓰레기를 고온에서 건조하고 갈아내는 방식이어서 국물이 있는 요리나 떡볶이 등을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휴롬 음식물처리기 2세대는 건조 분쇄식이고 이미 휴롬의 착즙기 제품(H410)을 사용하고 있어 신뢰감이 들었다.
주문 후 제품을 받기까지는 4일 정도 걸렸다. 집하 후 배송까지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았지만 여름철이라 음식물처리기 주문이 많아 출고가 다소 지연됐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음식물처리기의 인기를 체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스를 열면 전원선을 제외한 본체가 모두 조립된 상태로 들어있다. 적당한 곳에 음식물처리기를 내려놓고 전원선을 꽂으면 된다.
사용 전에는 반드시 장착 돼 있는 필터를 다시 꺼내 위아래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해 줘야 한다. 이 필터가 음식물 처리 후 발생하는 악취나 세균 등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외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전면의 디스플레이창과 상단의 이중 잠금장치다.
디스플레이창에서는 전원, 표준모드, 쾌속모드, 보관, 세척, 에코, 음소거 등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전원을 누르고 표준모드를 가동하면 그 위로 녹색의 바가 점등된다. 건조, 분쇄, 식힘, 완료로 진행되는 음식물 처리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음식 양이나 종류에 따라 표준과 쾌속 모드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표준은 3~8시간 쾌속은 최대 3시간이면 처리가 완료된다. 매일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 양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사용하기 편하다. 음식물 쓰레기가 적게 나오는 날에도 부담 없이 쾌속 모드로 처리하면 된다.
처리 중에 음식물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추가 투입은 전 단계에서 가능하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건조 단계일 때 투입하는 것이 좋다. 분쇄단계에 추가 투입하게 되면 앞서 투입한 음식물과 엉길 우려가 있다. 디스플레이로 실시간 처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건조 중인 것을 확인하고 넣을 수 있다.
다른 제품의 경우 추가 투입을 하면 처음 단계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 제품은 리셋되지 않고 추가 투입된 음식물에 대한 시간을 산정해 다시 작동헀다.
이중 잠금장치는 아이가 있는 집에 특히 유용하다. 싱크대 아래 바닥 쪽에 음식물처리기를 뒀는데 바닥에 있다 보니 아이나 강아지가 원터치 버튼을 눌러 뚜껑이 열릴 우려가 있다고 여겨졌다.
휴롬은 상단에 전기밥솥의 잠금과 유사한 모양의 이중 잠금을 마련해 작동 중에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했다. 작동 중에는 잠금을 돌려야만 통을 열 수 있으며 잠금을 해제하는 즉시 '일시정지된다'는 음성과 함께 작동이 멈춘다.
건조통 용량도 2L로 넉넉하다. 5kg 미만인 보통 사이즈 수박에서 나오는 껍질은 한번에 처리가 가능했다. 껍질이 단단하고 부피가 큰 탓에 수박이 6kg 이상인 경우에는 70% 정도만 처리가 가능하다. 식사 후 일상적으로 나오는 음식물은 한 번에 다 처리하고도 공간이 절반 이상 남았다.
처리 시간은 음식물 양에 따라 달랐지만 5시간 전후면 완료됐다. 과일 등 무른 음식은 완전한 가루 형태로 처리되고 떡볶이의 떡이나 과일 줄기와 같은 질긴 음식은 크기가 줄어든 모습으로 처리된다.
냄새 걱정도 없다. 투입한 음식 종류와 관계 없이 처리 후 냄새는 볶은 곡물과 같은 고소한 향이 난다. 이마저도 코를 가까이 대고 맡아야 나는 수준이다. 붉은 음식을 넣으면 붉은 가루로 처리되는 경향은 있다. 처리 중에도 냄새가 새어 나오는 일은 없었다.
사용 후 음식물 쓰레기양이 급격히 줄었다. 처리 후 부피는 체감상 5분의 1 정도로 줄어든다. 통을 꽉 채워 뚜껑을 눌러 닫아 넣어도 처리 후에는 바닥에 처리물이 깔린 정도로 작아진다. 상품 페이지에서는 부피 감량률이 96%라고 설명하고 있다.
처리된 가루 형태의 음식물은 따로 담아두었다가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담아 배출했다. 가루 형태로 담아둬도 냄새가 나지 않고 초파리도 꼬이지 않았다.
가장 유용하게 사용한 기능은 보관 기능이다. 1인 가구다 보니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많지 않아 매식사 후마다 돌리기는 다소 부담스러웠다. 보관 기능을 활용하면 통을 압력 밀폐함과 동시에 쿨링해 악취 없이 보관이 가능했다.
이외에도 통 세척 기능과 필터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모드도 인상적이다. 통에 물을 넣고 세척 기능을 사용하면 물을 100도로 가열해 자동 세척이 된다. 필터의 성능이 저하된 경우 필터를 빼 물에 5분 정도 담가놨다가 '에코' 모드를 눌러 필터 성능을 일부 복구시킬 수 있다.
소음도 적어 아이가 있는 집에서도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음식이 갈리는 단계에서 소음이 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오히려 켜져 있는 것이 맞나' 하고 확인할 만큼 조용했다. 특히 건조단계에서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느껴질 정도다. 제품 설명서에서는 소음 정도를 25dB이라 안내한다. 전화벨소리는 70dB, 도서관 소음은 40dB 수준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로 고민하는 가구라면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여름 내내 초파리 걱정 없이 음식물을 처리할 수 있고 더운날 음쓰봉을 버리러 나가는 수고를 덜어준 제품이다. 특히 여름에는 음식물에서 유해균이 증식할 수 있는데 고온건조 시스템이 유해균과 독성악취를 99% 박멸·제거해 준다는 점도 만족스럽다.
한편 휴롬 음식물처리기 2세대 제품의 출시 가격은 59만9000원이다. 쿠폰 등 할인을 받으면 40만 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기존 음식물처리기는 60만~100만 원 선이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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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물건을 살 때 주변에서 사용해 본 사람의 이야기나 실제 사용하는 영상만큼 좋은 것은 없습니다. 직접 사용해 보고 체험해 본 생생한 리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용어나 수치를 곁들이기보단 실제 느낀 점을 친구가 설명하듯 리뷰를 쓰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