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손잡고 쿠팡에 맞불 놓은 요기요"…반전카드 될까

요기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제휴 요기패스X 출시
지난달 요기요 MAU 559만 명…전년 동월 比 24%↓

요기요 라이더가 서울 시내 도로 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DB)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쿠팡이츠가 모회사 쿠팡의 강력한 쇼핑 멤버십 '와우'를 통해 배달 무료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업계 2위였던 요기요가 자리를 내 준 가운데, 절치부심하던 요기요가 네이버와 손을 잡았다.

네이버는 쿠팡과 국내 온라인 쇼핑(e커머스)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배달 분야에서 요기요와 손 잡으면서 양 진형이 본격적인 전면전을 진행하는 중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 운영사 위대한상상은 오는 26일부터 '요기패스X with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라면 요기패스X를 추가 구독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요기패스X는 월 구독료를 내면 배달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다. 지난해 11월 9900원으로 론칭했는데 6개월 만에 4900원으로 인하한 바 있으며 지난 3월 29일부터는 2900원으로 추가 인하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요기요 본사에서 모델이 배달앱 최초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를 알리고 있다. '(요기요 제공)

요기요와 네이버멤버십의 제휴는 쿠팡 와우 멤버십에 대응하기 위한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네이버는 쿠팡의 로켓배송과 멤버십 서비스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분기 기준 네이버의쇼핑의 거래액은 12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12조 4000억 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감소폭이 큰 것은 아니지만, 거래액 자체가 감소세로 돌아섰다는 것이 네이버에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기에 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이 저가 공세를 펼치며 경쟁을 격화하는 중이다.

쿠팡은 네이버에 한발 앞서 중국 쇼핑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 쿠팡 멤버십 서비스 와우 구독자에게 쿠팡이츠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쿠팡이츠는 시장 2위 요기요를 따돌리고 배달앱 시장 2위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네이버 입장에선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멤버십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절실했던 것이다.

이번 요기요와의 제휴는 이같은 고민의 일환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쿠팡이 쿠팡이츠 배달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 이후 와우 멤버십 구독료를 종전 4900원에서 7890원으로 61%나 대폭 인상하자 네이버는 오히려 구독 멤버십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경쟁에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요기요와의 제휴가 네이버 멤버십에 '플러스' 요인이 된 이유다.

요기요는 네이버라는 든든한 원군을 만나면서 올 들어 밀리기만 하던 무료배달 시장에 반전을 노리고 있다. 2022년 기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누적 이용자 수는 800만 명에 달하는데, 이들을 요기요로 끌어올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배달앱 3위 요기요는 최근 이용자 수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배달앱 업체들이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며 전체 배달앱 이용자 수는 늘어나는 추세지만 요기요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요기요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4.3% 줄어든 559만 1710명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처음 업계 3위로 내려간 요기요는 5월까지 3위 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배달앱 관계자는 "배달앱들이 배달비 무료 경쟁을 펼치면서 같은 혜택을 가진 요기패스X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며 "이에 (구독비) 가격도 내려보고 가입자에게 할인 쿠폰도 배포해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타사에서 무료로 배달비 무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서비스를 구독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무료배달 전쟁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 같지만 포장수수료의 사례 처럼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는 정책"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요기요 입장에서도 쉽게 배달비 무료 구독(멤버십) 서비스를 없애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니 대신 가격을 인하하고 타사와 제휴해 사실상 공짜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minj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