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달’로 '손님'은 잡았는데…'사장님 맘' 잡기는 숙제로

"배민1 영업 중지하자" 일부 가맹점주들 '보이콧' 움직임
'수수료 부담 높다' 불만 커져…배달앱 "조심스레 주시"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배달비 무료 정책으로 이용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가맹점주들의 '투덜거림'은 멈추지 않고 있다. 이용자에겐 무료배달 등 혜택을 확대하고 있지만 가맹점주에 대한 부담은 덜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특히 최근 포장수수료 부과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점주들의 불만 수위도 높아가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22대 국회 개원에 발맞춰 '높은 수수료율'을 거론하며 정치적으로 압박의 수위를 높이는 한편 배달업계엔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배달앱 업계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집토끼'인 가맹점 주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어떤 묘수를 들고나올 것인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앱 가맹점주를 중심으로 배달앱의 수수료 정책 등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급기야 일부 가맹점주들은 행동에 나서겠다고 예고하고 나섰다. 일부 배달의민족 가맹점주들은 21일을 '가게 배달의 날'로 정하고 배민1(자체 단건배달) 보이콧에 나서겠다고 발표헀다.

이들은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전국 사장님 모임'(공사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온라인 모임이다. 가입자는 자영업자 300여 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공사모는 21일 하루 동안 배민 자체 배달인 '배민1' 영업을 중지하고 배달대행사를 활용하는 '가게배달'만 운영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공사모는 국회에 배달앱의 수수료 폭리 등 불공정 사례를 담은 의견서도 전달했다. 공사모는 이달 17일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만났다.

아직까지 요기요나 쿠팡이츠 가맹점주들의 경우 단체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일부를 중심으로 불만이 누적, 표출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들 가맹점주들은 공통적으로 배달앱이 자신들로부터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관련 정책을 일방적으로 변경·통보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배달앱들은 요금제에 따라 다르지만 가맹점주로부터 주문 한 건당 6.8~10% 수준의 수수료를 떼가고 있다.

이륜차 배달종사자들이 이륜차 안전운전 교육 실습을 하고 있다. ⓒ News1 박지혜 기자

무료배달 정책으로 인해 가맹점에서 부담하는 배달비 부담이 커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는 4월부터 배달앱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배민은 4월부터 알뜰배달(자체 다건배달)에 대해 무료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따르면 가게배달의 경우 자신이 부담하는 배달비와 고객이 부담하는 배달비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지만 배민배달(알뜰배달, 한집배달)은 배민이 설정한 지역별 배달비 3300원을 고정부담해야 한다. 배민은 현재 무료배달 서비스를 하면서 가게가 부담하는 배달비에서 3300원을 제외한 소비자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여기에 배민이 다음 달부터 신규 입점 업체에 포장수수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배민은 자사 '배민포장주문' 상품에 대해 7월 1일부터 중개이용료를 받기로 했다. 중개이용료는 일반 배달 수수료와 동일한 6.8%다.

요기요도 그간 상생 차원에서 유지해 오던 '1만원 이하 주문 중개이용료 면제' 정책을 7월부터 종료하기로 했다. 요기요는 서비스 도입 당시부터 쭉 포장수수료를 받고 있다.

배달앱들은 최근의 상황은 조심스럽게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다양한 활동은 이어간다.

배민은 외식업광장과 배민아카데미 등을 통해 가맹점주들과 소통하고 있다. 배민아카데미는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지난 2014년부터 외식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료 장사 교육 프로그램이다.

올해 3월에는 사장님(가맹점주)과 함께 성장, 라이더 안전, 친환경 배달문화 정착을 이뤄내기 위해 2030년까지 20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자영업자들의 재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주요 식재료 등을 할인 판매하는 '물가안정 원정대'를 3차례 열었다.

배달앱 관계자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몇몇 가맹점주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는 것으로 알지만 (배달앱) 업체에 접촉해온 상황도 아니다"며 "그간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펼쳐온 다방면의 활동을 수시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지난해 연말인 12월 반등에 성공해 올해 5월까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minju@news1.kr